“‘李정부 저격수’ 당대표로 지지율 반전…국민의힘 ‘영남 카르텔’ 없앨 것”

강윤서·변문우 기자 2025. 7. 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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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권 도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은 지금 중병에 걸렸다”
“‘박수 추인’ 의총 의사결정 구조 뜯어고쳐야…‘기명 투표 도입’ ‘원외·보좌관 참여’”
“김문수·장동혁은 ‘극우’, 안철수·조경태는 ‘인적 청산’에 갇혀…지지율 신경써야”
“李정부, 부동산·외교·인사 곳곳 심각한 구멍…이슈 선점·선제적 정책 제시로 반전”
“‘02-800-7070’ 44초 전화? 당시 尹 부속실의 ‘회의 연기’ 부탁 전화로 확신”

(시사저널=강윤서·변문우 기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의 없으시죠. 결정하겠습니다.'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한 초선 주진우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당 의원총회에 참석했을 때 "정치적 효능감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는 뼈아픈 비판을 전했다. 당 주류가 방향을 정해 놓은 분위기 속 박수로 추인하며 결론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의사결정 체제가 당심을 오로지 담아내지 못하니 계엄-탄핵-대선 정국으로 당이 점점 더 사분오열됐다는 진단이기도 하다. 주 의원은 7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은 체제를 손보겠다는 구상을 제시하며 이재명 정부를 향한 '대여 투쟁'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렇게 주 의원은 당 혁신 방향을 '인적 청산'보다 '시스템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국민의힘의 해묵은 과제인 계파 갈등 해결에도 인적 청산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영남권 출신으로 구성된 당 주류가 '지역 표심'과 '국민 눈높이' 사이에서 중심을 잃은 채 주요 안건을 졸속 결정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이에 의원총회 '기명 투표' 도입과 '국회의원 다면평가제' 등을 제안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당 쇄신을 기반으로 이제는 '야당' 모드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했다. 실제 주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정부 인사에 대한 저격수로 활약을 해왔다. 지난 약 1년 동안은 당 법률자문위원장으로서 최전선에서 민주당과 법적 공방전을 펼치며 초선 이상의 존재감과 입지를 키워왔다. 주 의원은 "우리가 서로 진영싸움을 벌이는 동안 민주당보다 빠르게 핵심 어젠다를 선점하고 메시지를 내야 하는 컨트롤타워가 부실해졌다"며 "현재 인사, 외교·안보, 민생 등 전방위적으로 폭주하고 있는 당정을 견제할 대여 투쟁력을 다시 키워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7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당대표 선거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프레임 전환'을 위해 당대표 선거에 도전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보면 다시 탄핵 찬성파 대 반대파, 친윤 대 반윤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하루가 급하게 국민의힘이 '야당' 모드로 돌입해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고 대여 투쟁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당이 되레 쪼개지는 모습이다. 후보들이 오히려 갈등을 가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라면 전당대회의 컨벤션효과는커녕 선거가 끝난 뒤에도 분열은 네버앤딩, 지방선거는 또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마를 결심했다. 제 입장을 대변해줄 리더가 없다면 직접 그 리더가 되고자 한다."

'주진우의 국민의힘'은 무엇이 다른가.

"핵심 의제를 즉각 발견해서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저격수가 될 것이다. 야당 역할을 잘하려면 정확한 '핵심 어젠다'를 설정하고 지도부에 역할을 분배해 대응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외교안보, 인사, 민생 정책 등 곳곳에서 심각한 구멍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디를 겨냥해 총을 쏠지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를 총괄할 컨트롤타워로서의 능력이 제 가장 큰 장점이다. 인사 청문회에서도 혼자 잘 싸웠던 이유는 시의성 있는 문제를 즉각 발견해 지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 혁신에 기반해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다. 이를 통해 당 지지율을 하루에 0.1%라도 점진적으로 회복해나가겠다."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국민의힘은 지금 중병에 걸렸다. 가장 큰 원인은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의사결정 구조다. 당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영남권 기반 중진 의원들은 종종 표심을 위해 영남권 정서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 그러한 표심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만 한정된 정서에서 벗어나 수도권과 중도층의 민심을 폭넓게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보수 텃밭뿐만 아니라 국민 전반의 민심을 고려하고, 선거 전략 차원에서도 아슬아슬하게 패배하는 수도권의 민심도 살펴 당의 정서로 끌고 와야 한다. 설사 당 주류 의원들에게 불편한 비전이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본인도 영남권 출신 의원이다. 영남권 정서와 국민 눈높이가 다르다는 걸 가장 체감한 때는 언제인가.

"의원총회가 가장 대표적이다.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 수십 명이 모이지만 늘 도돌이표였다. 매번 중진 의원들이 미리 결론을 정하고, 늘 입을 여는 몇몇 의원들만 발언하고, 대충 박수로 추인하는 식이다. '언더친윤'이라는 말도 바로 여기서 나오지 않았는가. 의총장에서 결론이 나온다면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는 것일 때가 많고, '이의 없으시죠' 하면 조용히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때로는 결론도 없이 싸우기만 하다가 끝난다. 이를 해결하려면 영남권 출신 의원들에게 쏠린 의사결정권의 힘을 빼야 한다. 다만 일부를 겨냥해 물러나라고 해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시스템이 변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구태 계파가 등장할 것이다."

인적 쇄신안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혁신 방향을 놓고 '개혁 대상' 의원을 많이 거론할수록 혁신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모습이다. 조경태 의원은 의원 45명을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는데 그럴 경우 국민의힘의 정치 공간이 완전히 닫힐 수도 있다. 107석에 불과한 우리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춘다고 과한 인적 쇄신에 나설 경우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럴 경우 당이 회복할 최소한의 기회조차 사라지는 셈이다."

당대표가 된다면 어떻게 당 혁신을 이룰 것인가.

"민생, 현장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당의 시스템을 '젊고 강하게' 쇄신하겠다. ①우선 투표를 의무화해 계파·패거리 정치를 타파하겠다. 의총장 내에서 불필요한 계파 갈등, 긴장감을 없애고 초·재선이 분위기에 눌려 침묵하는 일이 없도록 투표로 결론짓겠다. ②이때 투표는 본인 이름을 건 '기명'으로 진행해 책임 정치를 구현할 것이다. 탄핵안, 중요 당론 법안, 쇄신안은 기명 투표함으로써 어떤 의원이 찬성·반대했는지 국민과 당원들에게 알리겠다. ③ 아울러 의총에 원외 위원장·보좌진·당직자 대표를 일정 비율(30%)로 참여시키고, 발언권·투표권을 부여해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로 확장하겠다. 이를 통해 영남 중진 의원들이 휘어잡는 의총을 없애고, 중도부터 보수까지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는 장을 열겠다."

국회의원 다면평가제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처럼 오래동안 평가받지 않는 임원이나 직원, 공무원은 없다. 그동안은 총선 공천심사에 임박해서 의원들을 평가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따라서 총선 전부터 국회의원들의 평가 시스템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서 평가 결과가 낮으면 공천 불이익을 주도록 해야 한다. 당원 동지들의 동의를 받아 당헌, 당규에 국회의원 다면평가를 명시하겠다. 평가는 연간 두 차례씩 진행하고, 평가권은 당원들(해당 지역구), 동료 의원들(해당 상임위), 전·현직 보좌관들(해당 의원실), 당직자들에게 부여할 방침이다.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은 도태될 수밖에 없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인적 쇄신이라고 본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국회 의원실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당내 극우화 현상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적어도 지난 대선 때보다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것 같다. 일반 국민이라면 누구나 극단적인 주장을 할 수 있고, 이는 오히려 현상(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당에 속한 정치인이라면 기준이 다르다. 최소한 그 당의 평균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정치인의 언어로 극단적인 주장을 한 데 따른 역효과는 이미 우리의 지지율 하락을 통해 나타나지 않았는가. 이건 이제 정치인의 반열에 오른 전한길씨도 마찬가지다. 장동혁, 김문수, 안철수, 조경태 이분들 모두 평소 저보다 훌륭하신 분들이다. 하지만 선거 국면에서 전략상 강성 목소리를 점점 높이는 모습인데, 하락 중인 당 지지율과 전당대회 이후 수습해야 할 전열을 고려해서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여의도연구원을 비롯해 전략 조직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략 조직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기보단 기존 구조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필요한 부분들만 효율적으로 바꿀 생각이다. 몇 명의 전략 인재만 있어도 매일 10개의 어젠다 선점이 가능하다. 다만 여의도연구원은 당대표나 비상대책위원장이 바뀔 때마다 원장이 교체돼 싱크탱크로서의 기능이 불가능한 상태다. 정책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 만큼 진짜 전문가를 원장으로 임명해 임기를 정확히 보장해주고 외국처럼 장기적 싱크탱크로서 기능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반전 모멘텀으로 꼽힌다.

"핵심 전략은 '이슈 선점'과 '선제적 정책 제시'에 달렸다. 그간 우리 당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 민주당 메시지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대응해 무능하거나 무기력해보인 측면이 있다. 우리가 이슈를 선점하면 국민들께도 '야당이 여당보다 일을 잘 한다'는 인식을 불어넣어 지지율이 반등되고 지방선거도 승리할 수 있다."

승리 전략은 무엇인가.

"오케스트라처럼 당 지도부의 지휘 아래 전략을 미리 세우고 민주당이 제시하지 못할 법안들까지 패키지로 준비해놔야 한다. 특히 지역별 공약도 단순 백화점 나열식이 아닌, 해당 지역의 정확한 인식을 파악해 상대방(민주당)이 생각하지 못한 카드를 먼저 던져야 한다. 반대로 'OOO 방지법'처럼 정쟁 현상과 관련된 단일 이슈만 쫓아가는 행태는 그만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대표 출마 계기를 놓고 '특검 방탄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형적인 민주당의 프레임이다. 저는 채해병 이슈와 관련해 누구보다 떳떳하고 자신 있기 때문에 제 사안을 먼저 방어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특히 저는 민주당을 가장 잘 때리고 싸움을 주도하는 사람이지 않나. 그래서 민주당에서도 제가 당대표가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껄끄럽게 여기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제 입장에선 헛다리를 짚어주니 고마운 부분이다. 저는 그간 제 입으로 뱉은 말 중 한 번도 사실과 다르게 말해본 적이 없다. 그게 제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채해병 특검에서 본인을 조사할 가능성도 없다고 보는가.

"특검이 저를 부르지 못하고 있다고 장담한다. 채해병 사건 당시 법률비서관이었던 저는 안보실 및 국방부 관계자들과 일면식은 물론 통화 기록이나 전화번호도 아예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1년 넘게 수사해온 건인데, 저랑 연관된 통화 내역은 '02-800-7070' 대통령 부속실 번호로 통화한 단 한 건밖에 나오지 않았다. 해당 통화도 44초의 짧은 시간 동안 부속실에서 저에게 '오전 보고 일정을 미뤄 달라'고 부탁한 전화였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 저는 안보실 회의에는 단 한 차례도 참여해 본 적이 없다. 특검 조사 과정에서 안보실 관계자들 누구도 저에 대해 한 마디도 진술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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