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상습 산재” 질타 7시간 뒤…포스코이앤씨 사장 “사죄”

“잠재 위험요소 전면 재조사
재해 예방 안전시스템 구축”
노동부 “현장에 불시 감독”
포스코이앤씨가 최근 잇단 사망사고에 전국의 모든 공사현장에서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작업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공사현장의 사망사고를 강도 높게 질타하자 7시간 만에 대표이사가 나서서 고개를 숙이고 대책을 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의 모든 작업 현장에 대해 불시 감독을 벌이기로 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29일 오후 인천 송도 본사에서 “어제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작업을 중단했고,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전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현장에서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를 언급하며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사장의 사과는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생중계된 지 7시간 만에 긴급하게 나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무회의에 앞서 포스코이앤씨의 모든 작업 현장에 대해 불시 감독을 지시하며 “일벌백계의 관점에서 엄정히 수사하고, 현장 불시감독과 본사 감독을 통해 사고가 반복되는 구조적이고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단상에 올라 고개를 숙인 정 사장은 “회사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해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이어, 또다시 이번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과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점에서 잠재된 위험요소를 전면 재조사해 유사사고를 예방하고, 생업을 위해 출근하신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는 재해 예방 안전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어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 시공현장에서는 사망사고만 4차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경기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전날 함양 끼임 사고까지 총 4명이 사망했다.
정 사장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들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지혜·최서은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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