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조기 옹진섬 침수 피해 예방’ 실행 의지 중요하다

인천 옹진군이 대조기(大潮期)마다 덕적도 등 지역 섬에서 발생하는 침수 피해를 막고자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수면 상승 추이와 침수 피해 사례 등을 토대로 섬별 위험도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연구용역이다.
각종 관측·연구 자료를 보면, 서해 등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조위(潮位) 관측 자료에 따르면 1989~2023년 우리나라 해수면 연평균 상승 폭은 3.06㎜다. 특히 서해는 2014년 이후부터 동해안과 남해안보다 해수면 상승 폭이 가파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비롯해 복잡한 해안선, 공유수면 매립으로 인한 물길 변화 등이 서해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침수 피해 예방책이 필요한 것이다.
경인일보는 지난 5월 ‘해수면 상승 위기의 인천 섬’ 기획보도를 통해 정기적인 현장 조사와 모니터링 등을 제안한 바 있다. 매년 대조기 때 섬 선착장과 도로가 바닷물에 잠기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관련 조사와 연구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8월 21~22일 덕적도 피해 사례처럼 대조기에 태풍까지 겹치면 주택가까지 바닷물이 차오르는데, 최근 기상 이변으로 봐서는 앞으로 더 잦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덕적도뿐만 아니라 장봉도와 연평도 등 여러 섬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연륙교가 놓인 영흥도에서도 상인들이 피해를 봤다. 대조기 침수 피해는 더 이상 특정 섬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섬별 위험도를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단계다. 옹진군이 연구용역에 나서는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 단계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처방이 가능한 것은 맞다. 그러나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지역·단계별로 사업비를 확보해 방조제와 배수시설 등 침수 예방 시설을 설치·보강해 나가려는 실행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인천시가 2019년 수립한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에 해안재해 저감 대책이 담겼지만, 상당수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시행되지 못했다고 한다. 국비 등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고 한들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재난 재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침수뿐만 아니라 연안시설 붕괴 등 복합적 재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한 해양 전문가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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