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반기 적발 마약만 9천만명 분, 사회적 재난이다

경인일보 2025. 7.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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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을 통해 마약류를 동남아에서 밀반입하는 조직원의 모습. 2025.7.15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관세청이 29일 공개한 상반기 마약 적발 실적이 충격적이다. 국내 반입 직전 국경에서 617건에 2천680㎏의 마약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70%, 중량은 800% 늘었다. 약 9천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특별한 사정은 있었다. 강릉 옥계항에서 1천690㎏, 부산신항에서 600㎏이 적발된 대형 코카인 밀수량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390㎏도 지난해 동기 대비 70%나 증가한 양이다.

문제는 공항, 항만 등에서 국경 통과 전 적발한 마약의 총량이 분명히 전체 밀반입 총량보다 적다는 점이다. 강릉·부산의 대형 밀반입 사건은 이미 성공한 전례를 답습한 사례일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밀반입에 성공한 마약 총량과 유통량이 베일에 싸인 점도 무섭다. 여기에 강원도 횡성에서 직접 마약을 제조한 중남미 마약조직의 사례처럼 국내에서 제조된 마약량도 추계조차 힘든 실정이다. 마약 적발 통계가 국내 유통량에 비해 무의미한 숫자일 수 있다는 얘기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인구 10만명 당 마약사범 20명인 마약청정국 기준을 넘긴 지 10년이 넘었다. 마약사범이 2023년 2만명을 돌파했는데, 마약범죄 암수율과 매년 신기록을 작성 중인 밀반입 마약 적발 통계를 감안하면 실제 마약 사범 숫자는 상상을 초월할 수준일 것이다. 마약에 취한 사회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백주 대낮에 마약에 취한 투약자들이 속출하고, SNS는 마약매매의 온상이 됐다. 200만명을 돌파한 장기체류 외국인들은 마약 생산, 유통, 전파의 진앙지가 됐다. 특히 청년층에 만연할 조짐이 보여 큰일이다. 마약사범 중 2030세대가 2020년 49%에서 지난해 60%로 증가했다.

마약청정국의 지위에 연연하고 체면을 차릴 때가 아니다. 장막에 가려진 마약범죄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해 대응할 때가 됐다. 마약의 피해는 투약자 중독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빈발하는 이상동기범죄 등 각종 강력범죄를 창궐시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 60대 노인도 유튜브를 보고 총기와 폭발물을 제작해 아들을 살해하고 지역을 위협하는 시대다. 사회에 적대감을 가진 흉심이 마약과 만나면 폭주할 수 있다. 역사와 현실이 증명한 마약의 망국적이고 반사회적인 폐해를 생각하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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