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온열질환자 폭증…'기후 재난' 대책 시급
에너지 취약층 무더위 쉼터 접근성 미흡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인천 온열질환 발생 규모가 '역대 최다' 기록을 향해가고 있다.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찾아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재난 대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29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15일부터 전날까지 온열질환자 수는 16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여름철 열대야 일수가 20.2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무더위가 찾아왔던 지난해 같은 기간 53명보다 3배 넘게 많은 수치다.
질병관리청이 2011년부터 온열질환 신고 현황을 집계한 이래 인천에서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18년 258명이었다. 지난해가 205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달 들어 40도에 가까운 폭염이 계속되면서 인천 온열질환 발생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7월에 온열질환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2018년에도 7월 말 기준 94명이었다.
기록적 불볕더위에 폭염은 이미 '기후 재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천연구원이 5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시민 74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여름철 재난 유형 가운데 위험 인식도는 폭염이 4.04점(5점 척도)으로 가장 높았다. 호우·태풍을 포함한 풍수해(3.75점)보다도 높은 수치다.
취약계층 분포와 폭염 노출 현황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천에선 무더위 쉼터 1698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이용에 제약이 있는 공공기관과 복지시설에 집중된 까닭에 접근성 측면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15일 공개한 '기후 위기 적응 및 대응 실태' 자료를 보면, 에너지바우처(에너지 취약계층 이용권) 수급 세대 주소지 반경 500m 이내에 무더위 쉼터가 없는 비율은 인천이 7.9%로 특별·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광주는 0.4%에 그쳤다.
폭염과 폭우가 교차하며 기후 위기가 일상화한 현실에서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재난 대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연구원은 최근 '인천시 폭염 현황 분석 및 대응 강화 방안' 보고서에서 "인천지역에서도 폭염 강도에 차이가 발생하므로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차별화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실효성을 높이려면 기후 변화와 관련한 다른 정책들과의 연계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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