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유죄에도 굳건했는데…엡스타인 의혹이 지지층에 파장 불러온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지지층은 정치 탄압의 결과라며 오히 굳건한 지지세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치권을 다시 흔들고 있는 엡스타인 의혹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엡스타인 의혹은 왜, 트럼프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에 균열을 초래했을까요? 함께 보시죠.
1) 트럼프 덮친 엡스타인 의혹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엡스타인 관련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프리 엡스타인은 금융계 출신 억만장자였는데,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후 2019년, 구금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엡스타인은 자신의 별장과 사유지로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성 착취와 인신매매를 일삼았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사망 이후에도 정·재계 인사들과의 연관성, 이른바 '고객 리스트' 존재 여부가 끊임없이 논란이 됐습니다.
엡스타인은 생전 트럼프를 비롯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영국 찰스 3세의 동생 앤드루 왕자 등 굵직한 유력 인사들과 어울렸습니다.
이들이 엡스타인의 '비밀 고객' 아니었냐는 겁니다.
2024년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이 공개됐을 때 이들에 대한 증언도 등장했는데요.
이게 성범죄에 직접 연루됐다는 걸 증명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극우 음모론자 집단인 큐어넌은 파일 공개를 집요하게 요구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민주당 엘리트 인사들이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도 반복했습니다.
트럼프 역시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당선되면 이 문서를 공개하겠다며 지지층 결집에 이용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대선 후보(2024년 6월)]
(당선되면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할 건가요?) 네, 할 겁니다. 아마도 그렇게 할 것 같아요. 그 세계 전체가 거짓으로 점철된 부분이 많긴 해요. 음… 그렇지만, 그래도 기밀을 해제할 것 같아요.
그리고 트럼프가 지명한 팸 본디 법무장관도 지난 2월, 이 리스트가 실제로 있는 것처럼 말하며 여론을 자극했습니다.
2) 리스트 없다는 행정부…들끓는 미국
하지만 돌연 법무부와 FBI는 최근 "추가로 공개할 고객 목록이나 새로운 문서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왜 이 사건이 회자 되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가짜뉴스를 포함해 이런 일을 계속 끌고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태도 변화에 미국인들은 쉽게 납득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로이터-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9%, 공화당원 62%는 "연방 정부가 엡스타인의 고객에 대한 세부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공화당원 60%를 포함한 응답자 55%는 "정부가 엡스타인의 죽음에 대한 세부 사항을 숨기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객 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았더라도, 엡스타인 수사 자료에 이름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 사실 자체만으로 지지층이 큰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는데요.
이후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23일, 본디 장관이 해당 문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트럼프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걸 확인했다며 복수의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트럼프는 대규모 소송까지 제기하며 이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직접 연루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여론은 한층 격화된 상황입니다.
[하상응/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공화당 지지하는 사람이건 민주당 지지하는 사람이건 다 다수가 '파일을 개방해야 된다' 한단 말이에요. 그 파일을 개방해야 되는 이유는 다른 거죠.
3) 결속하던 지지층에 생긴 파열음
엡스타인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불법행위를 넘어, 권력층 전반의 조직적 공모 의혹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워싱턴 정계 아웃사이더'를 자처했던 트럼프도 결국 자신이 비난한 기득권의 일원이었으며, 성범죄 은폐에 가담했다고 주장합니다.
강성 지지층에서도 반발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당시 큐어넌을 포함한 강성 지지층은 이를 '정치 박해'라고 규정하며 오히려 결집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큐어넌을 정치 자산으로 활용해 재집권에 성공했던 만큼, 엡스타인 파일을 은폐하려 한다는 인식은 곧 배신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강성 지지층은 엡스타인 파일이 민주당 권력층의 부패를 드러낼 '결정적 무기'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일러 샤프/트럼프 지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그걸 약속했잖아요. 파일에 누가 써있든지 간에 그는 약속을 지켜야 해요. 우리는 엡스타입 파일 공개를 요구합니다.
[리사 브릿/트럼프 지지자]
사람들은 전부 공개할 때까지 그냥 조용히 넘기지 않을 거라고 봐요.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파일을 숨기면 숨길수록 큐어넌 내부에서는 트럼프와 엡스타인이 한패라는 의혹의 눈초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의 사법리스크까지 감쌌던 지지층에 생긴 균열, 얼마나 큰 타격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문제입니다.
[하상응/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공화당 내에 이 현안을 놓고 균열이 생긴 것은, 그리고 마가 세력이 이 현안 때문에 균열이 생긴 것은 확인이 되지만, 이 균열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가 되고 마가 세력이 정말로 두 쪽이 날 것인지…
4) 커지는 역풍, 앞으로 파장은
현시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사법적 심판을 받게 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중간선거도 1년여 남은 만큼 당장 정치적 파장은 제한적입니다.
[박종희/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법기관이 완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어떻게 보면 영향력 하에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재직 중에 수사를 받거나 심지어 어떤 파일이 폭로된다고 할지라도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 보여서…
하지만 음모론은 쉽사리 깨지긴 힘들어 보입니다.
뉴욕타임스 역시 "엡스타인 음모론이 너무나 총체적이어서 어떤 정부, 어떤 로펌, 어떤 언론도 그것을 깨뜨리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전통지지층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나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박종희/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마가 정체성과 트럼프의 실용주의적인 그런 미국 우선주의가 충돌하는 바가 있잖아요. 이제 그런 것들이 이제 앞으로 계속 진행될 가능성은 있는 거죠.
미국 정치권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이번 사태.
앞으로 전개는 아직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허위 정보와 음모론이 정치의 중심으로 떠오르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배송희]
(영상출처: Fox News, WSJ, The Guardians, 유튜브 'Diario AS' 'N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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