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론] 협치·통합 불태워버린 민주당 전당대회-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소장)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8월 2일이다. 수해 피해로 충청권과 영남권 순회 경선 이후 지역 일정은 취소됐고 8월 2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영남권과 충청권 순회 경선까지 표 대결을 보면 정청래 당 대표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 두 번의 경선 이후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 62.65%(7만6010표), 박 후보 37.35%(4만5310표)로 격차는 25.3%p(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영향력인 ‘명심’을 활용해 앞서 나갈 것으로 예상됐던 박찬대 후보가 큰 차이로 밀리고 있다. 반면에 정청래 후보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후보에게 밀리지만 친민주당 지지층들에게 최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는 김어준 방송인의 지원 사격을 받으면서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리당원의 당 대표 선거 비율은 55%나 된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찐명’ 후보들 사이의 한 치 양보 없는 전쟁 같은 대결이 되자 두 후보 모두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세우는 ‘선명성’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회 본회의 의결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가능토록 한 ‘국민 정당해산심판 청구법’을 내놓은 상태다. 헌법상 정부가 할 수 있는 정당 해산을 거대 정당이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지나친 정치적 무리수라며 ‘위헌’ 지적이 나온다. 박찬대 의원은 지난 7월 25일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대통령 관저 앞에서 이를 저지했다는 이유다. 국회의원 제명은 윤리특위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여권만으론 불가능하다. 위헌 소지가 있고 현실적으로 200명이 있어야 가능한 의원 제명을 대규모로 45명이나 하겠다는 주장은 앞뒤 가리지 않고 강성 지지층을 끌어안고 당 대표가 되겠다는 속셈이다. 이런 상황에 여야 협치나 통합은 존재할 리 없다.
지금은 탄핵의 기저 현상으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높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을 압도하지만, 최근 인사(人事) 논란과 상호관세 파장으로 대통령과 여당 역시 속이 편한 상태가 아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7월 21~23일 실시한 NBS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 3.1%p 응답률 17.4%, 조사 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직전 조사보다 2%p 내려간 43%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2%p 내려간 17%로 나왔다. 집권 여당만 놓고 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상승세였던 지지율이 꺾인 모양새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펼쳐지고 있고 종반전에 접어든 상황이지만 컨벤션 효과(전당 대회를 거치면서 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인사 논란이 지지율 상승을 갉아먹은 이유가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전당대회를 통해 외연 확대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두 명의 당권 도전 후보는 협치와 더욱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두 후보는 여야 소통의 가능성마저 삭둑 잘라버리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정청래 후보는 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2차 TV토론회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중에 자신과 가장 잘 호흡이 맞는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없다. 저랑 맞는 당 대표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박찬대 후보도 이어 “정 후보께서 ‘없다’고 얘기할 줄 알았다”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도 지금까지 출마한 후보 중에선 협치 대상자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누가 당 대표가 될지 여부를 떠나 협치와 통합마저 불태워버리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되고 있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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