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지대 태백마저 폭염특보…‘역대 가장 뜨거운 해’ 될까

중복을 하루 앞둔 29일, 올여름 들어 폭염특보에서 벗어나 있던 강원 태백에서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아직 8월도 되기 전인데 불볕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상황 탓에, 올여름 폭염이 ‘역대급’ 폭염 기록을 남긴 1994년, 2018년, 2024년의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10시 강원 태백에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경우 내려지는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그간 7월 초순과 하순의 불볕더위 속에 내륙에선 유일하게 폭염특보가 내려지지 않았던 태백에도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이날 전국 181곳(98.9%)이 폭염특보 아래 들었다. 구체적으로 폭염경보 161곳, 폭염주의보 20곳이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된다. 이날 폭염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지역은 한라산이 포함된 제주도 산지와 추자도, 2곳 뿐이다.
강원 태백시는 주민 거주 해발고도가 900m로 높은 지역이어서 폭염특보 체제가 시작된 2008년 이후 한여름에도 폭염특보가 총 18번(주의보 16건, 경보 2건)밖에 발효되지 않았을 정도로 전국에서 폭염과 열대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지역이었다. 폭염경보 2건을 포함해 폭염특보 5건은 역대급 폭염의 해였던 2018년에 발효된 것이고, 2011~2012년, 2014~2015년, 2022년에는 폭염특보가 단 한 건도 내려지지 않았다.
‘가장 더운 해’ 1994·2018·2024년…올해가 넘어서나
이날 전국 62개 관측지점에서 관측한 기상청 자료를 보면, 1973년부터 2025년까지 6월1일~7월28일 폭염일수를 비교해보면 올해 폭염일수는 14.2일로 역대 3위, 열대야일수도 6.5일로 역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기온 기록들은 이미 ‘역대급’이다. 올해 일최고기온은 29.9도로 역대 1위이고, 지난해에 견줘 0.9도 높다. 밤 최저기온도 20.9도로 1위이고, 지난해에 견줘 0.3도 높다. 일평균기온도 24.9도로 역대 1위이고, 지난해보다 0.6도 높다. 일최저기온은 20.5도로 역대 2위로 지난해보다 0.3도 높다.


역대 가장 더웠던 해로는 1994년, 2018년, 2024년이 주로 꼽힌다. 모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강하게 세력을 확장했고, 우리나라를 상공을 이중으로 덮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폭염으로 회자되는 2018년은 폭염일수가 역대 1위(31일)이고, 열대야일수는 역대 3위(16.6일)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하면서 ‘이중 솜이불’처럼 우리나라를 덮었고, 대기 흐름이 막혀 폭염이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하는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 대기가 정체됐다. 게다가 우리나라 남쪽에서 온난습윤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동시에 대기 상층부터 지상까지 이어지는 고기압에 의해 공기가 데워지는 ‘단열압축’이 활발하게 나타나 지상 기온이 크게 상승했다. 이후 8월 하순 기압골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면서 단열압축이 중단되고, 블로킹이 완화되면서 폭염이 누그러졌다.
폭염일수는 역대 3위(29.6일 )이고 , 열대야일수는 역대 2위 (16 .8일 )인 1994년에도 역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해 우리나라 폭염 ·열대야의 배경이 됐다 . 봄부터 엘니뇨가 이어져 열대 서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발달을 부추겼다.
올해 폭염 특징은 “평년보다 이른 시작”
올여름은 특히 지난해 여름과 비교된다. 지난해는 연간 폭염일수로 역대 2위(30.1일), 연간 열대야일수로 역대 1위(24.5일) 기록을 남긴 해인데, 이미 지난해 기록을 바짝 쫓고 있는 올여름 더위가 8월까지 이어진다면 과거의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더위의 특징은, 이동성 고기압 아래 강한 햇볕으로 인해 이른 더위가 나타났는 것이다. 6월 평균기온이 22.7도로 1973년 이래 가장 높았었다. 이는 올해와 비슷한 대목인데, 올해는 6월 평균기온이 22.9도로 치솟으며 이미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웠다. 폭염일수는 지난해 6월(2.8일)이 올해 6월(2일)보다 많았지만, 열대야일수는 올해 6월(0.8일)이 지난해 6월(0.1일)보다 많았다.

지난해 더위의 또 다른 특징은, 사상 첫 ‘9월 서울 폭염경보’, 전국 곳곳에서 사상 첫 ‘추석 열대야’를 기록할 정도로 불볕더위가 이례적으로 9월까지 길게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과 9월 평균기온은 각각 27.9도, 24.7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장은철 공주대 교수(대기과학과)는 한겨레에 “올여름의 무더위는 강도나 매커니즘 측면에서 특별히 달라진 점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평년과 달랐던 점 하나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올라가는 첫 시기가 7월 하순이 아니라 6월부터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무더위가 시기적으로 일렀다는 점에서 기존 역대급 폭염의 해의 기록을 깰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비가 오게 되면 온도가 내려갈 수도 있는 등 아직 여름이 한달 더 남았으니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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