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은혜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금융의 새 지평

중부일보 2025. 7. 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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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며칠 전 발의한 '가치고정형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지급 혁신에 관한 법률안'은 대한민국 디지털 자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중요한 제도적 분기점으로 판단된다. 대한민국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에 둔 전용 규율체계를 갖추려는 시도다. 지금까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였던 가치고정형 디지털자산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알다시피 이러한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변동성이 큰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법정통화 혹은 기타 자산에 연동돼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디지털자산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지급결제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는 이미 USDC나 USDT와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 거래에 활용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관련 제도의 부재로 인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이나 활용이 실질적으로 차단돼 지급결제 인프라 혁신에 있어서도 한 발 뒤처지고 있었다.

이번 제정안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메우고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킨다는 데 있다. 법안은 발행업 인가 요건으로 최소 자기자본 50억 원 이상을 요구하고, 준비자산의 투명한 운용과 외부감사 의무를 통해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같은 대규모 디지털자산 붕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평가된다. 자칫하면 제2의 테라가 될 수 있는 위기를 예방하고 신뢰 기반의 시장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법적 근거 없이 금기시되던 ICO(가상자산공개)가 이 법을 통해 부분적으로 합법화될 가능성도 열렸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과 블록체인 기업들이 해외를 우회하지 않고 국내에서 자금조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셈이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반드시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수단으로 널리 퍼질 경우, 기존 금융권과의 마찰이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나 금융당국은 화폐의 통화정책적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의 경쟁 관계도 염두에 둬야 하며 무분별한 민간화폐 확산은 국가의 통화주권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발행사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도화가 오히려 잘못된 신뢰를 부여해 투자자 손실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법안이 갖는 상징성과 구조적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글로벌 디지털 자산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선도적으로 규범을 마련하고 산업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은 규제는 하되, 혁신은 살리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좋은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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