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와 아들이 짜고 나를 함정에..." 경찰, 사제 총기 살인 '망상에 의한 계획 범죄'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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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33)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A(62)씨가 망상에 빠져 있었으며 오랫동안 범행을 준비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A씨가 △1999년 전처와 이혼했는데도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가정에서 생활한 것처럼 착각하고 △2015년 아들 결혼 후부터 "가족이 나를 외톨이로 만들며 고립시켰다"고 생각하는 등 망상에 빠져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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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부터 부품 구입 등 계획적 준비"
"총알 및 화약 뺀 격발실험도 수차례 후 범행"
전문가 "망상은 심신미약 작량감경 사유" 지적

인천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33)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A(62)씨가 망상에 빠져 있었으며 오랫동안 범행을 준비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사건을 검찰로 넘기며 우발적 살인이 아니라 '계획범죄'이므로 엄벌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한 모양새다.
29일 인천경찰청은 언론 백브리핑에서 살인 및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A씨를 오는 30일 검찰에 구속 송치한다고 밝혔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 혐의도 적용했다.
경찰은 A씨가 △1999년 전처와 이혼했는데도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가정에서 생활한 것처럼 착각하고 △2015년 아들 결혼 후부터 "가족이 나를 외톨이로 만들며 고립시켰다"고 생각하는 등 망상에 빠져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측은 “A씨가 숨진 아들에 애착이 컸는데 아들이 생일과 어버이날 등 1년에 두세 번만 자신을 챙기는 것에 원망하는 마음이 컸다”며 “'아들과 전처가 짜고 자신을 제외하고 함정에 빠뜨렸다'는 등 망상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이런 망상이 1년 전 사제 총기 제작을 위한 부품 구입, 격발 실험 후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살인미수 혐의까지 적용한 것을 놓고는 발사된 총알 4발 중 2발이 현장을 피해 도피하던 도우미를 향했고, 사전에 다수의 총알과 총신 등을 준비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 측은 “A씨가 ‘아들만 살해하려고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고 있지만 당시 현장에서 도피하던 도우미를 향해 2발의 사제 총을 발사했고, 총알을 재장전한 후 방에 숨은 며느리와 손주(두 명) 등과 대치했다”며 “특히 4개의 총신과 15발의 총알, 발사기(격발기) 두 개 등을 소지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장기간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경찰 측은 “(A씨가) 지난해 8월 사제 총기 영상을 본 후 사제 총을 준비했고, 이후 소리가 날까 봐 총알과 화약을 뺀 채 집 안에서 격발 실험을 수차례 했다”며 “이 과정에서 베개가 찢어진 것을 확인하고 폭발물까지 제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일을 범행일로 정한 것도 사제 총기 발사 실험을 마쳤기 때문”이라며 “흉기는 가까이 접근해야 하지만 총기는 그렇지 않아도 돼 총기를 제작한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범행도구 제작법을 습득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등 약 1년에 걸쳐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웠다"며 "추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폭발물 위력의 분석 결과에 따라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폭발물사용죄로 변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망상에 의한 계획범죄'란 경찰의 결론은 피의자가 정신병력이 없다는 점에서 입증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심신미약 상태로 볼 수 있어 법정에서 작량감경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망상이라는 것은 결국 정신병이자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인식돼 추후 형량 감경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정신과적 소견 없이 경찰이 망상이라고 결론 낼 이유가 없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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