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하천에 불법 식재, 화순군 ‘무대포 행정’

전남 화순군의 '무대포 행정'이 비난을 받고 있다. 군이 국가하천인 지석천 일대에 허가 없이 수백 그루의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화순군은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이팝나무, 팽나무 등 895그루를 도곡면 지석천 인근 제방에 식재했다. '하천 제방숲 조성'이란 이름의 이 사업에는 주변 경관 향상, 주민 쉼터 조성, 미세먼지 저감 등 공익적 차원에서 총 사업비 7억원(도비 6억원·군비 1억원)이 투입됐다. 현재 3㎞ 길이의 제방도로 양옆으로 약 2m 높이의 나무들이 8m 간격으로 뿌리를 내린 상태다.
하지만 군은 식재 과정에서 관할 관청인 영산강유역환경청(영산강청)으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 사전 협의 없이 불법으로 추진된 것이다. 특히, 심어진 이팝나무와 팽나무가 호우 시 '방어선' 역할을 할 제방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사업 추진과 수종 선택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하천점용허가 세부기준은 제방 비탈면에는 다 자라도 키가 1m 안팎인 작은 관목류만 심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산강청도 2년 넘도록 무단 수목 식재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해 하천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산강청은 무단 식재 구간의 수목 면적과 수량 등을 파악한 뒤 철거 통보와 함께 신속한 복구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7억원의 혈세를 들인 화순군이 철거와 원상 복구에 또다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화순군은 자체 감사를 통해 '하천 제방숲 조성'을 내세워 추진했던 하천 수목 불법 식재사업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이 사업에 연루된 공무원에 대해선 강력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 전남도도 도비가 투입된 만큼 감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