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개장한 로봇랜드 테마파크도 고전... 2단계 사업 불투명
대우건설 1단계 사업 이후 2년 6개월째 사업자 못 찾아
올 하반기 공모 예정, 전기카트장 사업 진행도 검토
창원시 대형 민간투자사업과 현안 사업 상당수가 진행되지 않은 채 쌓여 있습니다. 꼬인 실타래를 주도적으로 풀어야 할 시장은 없습니다. 2026년 지방선거까지 이 공백과 정체를 버틸 수밖에 없는지 시정 공백 속 대형사업 상황을 짚습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반동리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6년째 추진 중이다. 웅동1지구 사업처럼 경남도와 창원시가 공동 사업자로 돼 있어서 갈등을 빚기도 했고 민간사업자가 테마파크만 짓고 손을 털고 나가면서 2단계 사업은 시작도 못 했다. 건설 경기가 어려운 탓에 관광 숙박시설을 짓는 2단계 사업이 주춤한 상황이다.
◇마산에 웬 로봇? = 마산로봇랜드 사업은 2006년 10월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발표한 마산준혁신도시 건설 계획에서 비롯됐다. 당시 혁신도시 유치 경쟁에서 탈락한 마산을 달래고자 경남도가 2007년 정부에서 공모한 산업연계형 테마파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마산은 2007년 11월 인천과 함께 예비사업자로 선정되고 2008년 12월 최종사업자로 확정됐다. 2009년 12월 조성지역 승인 등 절차를 거쳐 2011년 11월 조성실행 계획이 승인되면서 사업이 진행됐다. 경남도가 사업시행자이고 창원시가 공동사업자다. 경남도가 사업 계획 수립, 추진 역할을 하고, 창원시는 토지 보상 역할 등을 맡았다.
마산 로봇랜드 사업은 2011년 12월 착공식 이후 공사가 지지부진하다가 2014년 10월 공정률 12.6%에 민간 건설사인 울트라건설㈜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기에 이른다.
답보 상태던 사업은 2015년 7월 대우건설 참여로 재개됐다. 그런데 대우건설을 새 사업자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경남도와 창원시 사이 불화가 생겼고, 경남도가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으름장을 놓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창원시가 대우건설과 계약에서 투자 이후 철수할 때 투자비 81.5%를 보전해야 한다는 조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자 경남도가 발끈한 것이다.

2019년 9월 마침내 로봇랜드가 개장했다. 테마파크, 로봇연구센터, 컨벤션센터 등 1단계 사업을 마친 것이다. 국비 560억 원, 경남도비 1000억 원, 창원시비 1100억 원, 민간사업자 1000억 원 등 총 3660억 원이 투입됐다.
1단계 사업의 큰 축인 로봇랜드 테마파크는 애초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한해 68만 명 정도 입장객이 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이에 못 미치고 있다.
입장객 수는 2019년 첫해 12만 6000명, 2020년 17만 2000명, 2021년 32만 4000명, 2022년 49만 7000명, 2023년 47만 8000명, 2024년 48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2단계 사업은 아직 시작도 못 해 = 로봇랜드 사업은 곧바로 2단계로 이어지지 못했다. 호텔, 콘도 등 관광숙박시설에 민간사업자가 3340억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애초 2단계 사업까지 책임지겠다던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2019년 10월 협약 해지를 통보하고 해지시지급금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사업자는 펜션 터를 팔아 대출금을 갚아야 했는데 제때 펜션 터를 넘겨주지 않은 행정 잘못 때문에 채무불이행 사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2020년 2월 소송을 제기했고 3년에 걸친 분쟁 끝에 2023년 1월 행정이 패소해 해지시지급금을 물어주게 됐다. 경남도와 창원시가 1662억 원을 반반씩 지급했다.
소송 이후 다시 2단계 사업을 이어갈 민간사업자를 찾아야 했지만 2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사업시행자인 경남도는 한국관광공사의 민간투자컨설팅과 홍보 지원 공모 사업 결과에 따라 투자유치 제안서를 만들어서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비가 드는 탓에 사업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하반기 민간사업자 공모 예정 = 경남도는 올 하반기 2단계 사업 공모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에 앞서 사업 개편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도 주력산업과 관계자는 "새로운 민간사업자 유치를 위해 호텔업·재무적 투자자와 개별 면담과 투자유치설명회 참가 등 홍보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2단계 사업 민간사업자 모집을 위한 공모를 올해 하반기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강용범(국민의힘·창원8) 경남도의원은 "로봇랜드 2단계 사업이 인근 구산해양관광단지 사업에서 펜션 단지가 들어서는 것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며 "숙박 시설을 줄이고 기업체 연수원 등이 들어서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경남로봇랜드재단은 2단계 사업 정상화 기반을 구축하고자 조성실행계획 변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조성실행계획은 과거 대우건설이 1단계 사업을 추진할 때 기준으로 작성돼 있어 세부 내용을 수정하는 작업을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 중이다.
근본적으로 로봇랜드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관광객 확보가 시급하다. 테마파크 유지는 물론 이어질 민간 투자 유치에도 테마파크 활성화는 필요 조건이다. 최근 테마파크 인근 터(2만 1998㎡)에 전기카트장 조성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경남로봇랜드재단은 6월에 사업자 공모를 시작했으며 8월 중에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재단은 또 테마파크를 활성화하고자 시즌별 특별 행사 개최, 로봇비즈니스 친화적 환경 구축 등으로 신규·킬러 콘텐츠를 늘리고 온·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하고자 한다. 식음 시설도 개편하고, 편의시설도 늘릴 계획이다. 테마파크 입장객 올해 60만 명을 달성해 테마파크 자립 기반을 확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귀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