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택배 대리점 산재·부상에도 ‘용차비용’ 부당 청구 증언

조수현 2025. 7. 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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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택배 노동자 박경민씨가 29일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가 쿠팡 본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영업점의 용차비 부당 청구 관련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택배노조 제공


쿠팡택배 배송을 하다 다쳐 일을 쉬고 있는 기사들에게 영업점이 대신 투입한 용역차량(용차)비를 부당청구했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 택배노동자들은 백업 인력이 뒷받침돼 기사들이 ‘자유로이 쉴 수 있다’는 쿠팡의 슬로건이 현실과 배치된다며 사업장 점검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9일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등에 따르면 수도권의 쿠팡CLS A영업점에서 일하는 박경민씨는 지난 6월14일 2층 높이에서 실외기 고정작업을 하다 추락해 발뒤꿈치 뼈가 조각나는 큰 부상을 입었다. 박씨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산재 판정을 받았고, 그는 일터에 복귀하지 못한 채 수술과 입원 치료를 병행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박씨가 영업점에 수수료 정산을 요청하자 ‘용차비를 제외한 금액을 보내주겠다’는 답을 듣게 된 것이다.

박씨는 휠체어를 탄 채로 과로사대책위가 이날 쿠팡 본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여해 관련 내용을 증언했다. 그는 “일하다 다쳐 산재 처리까지 됐는데 영업점에서는 ‘클렌징’(구역회수) 때문에 용차를 투입할 수밖에 없고, 용차비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는 식의 답이 돌아왔다”면서 “영업점이 작성한 계약서도 (국토부) 표준계약서가 아닌 불법계약서란 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씨 외에 다른 영업점에서 유사 피해를 겪은 이요안씨의 사례도 있었다. 이씨는 “많게는 하루 17시간까지 택배 일을 하고, 밥 한 끼 못 먹을 때도 있었다. 그러다 아킬레스와 힘줄 등이 다쳐 병원에서 2주 휴식이 필요하단 진단을 받았다”며 “그때 영업점은 괜찮냐는 말 한마디 없이 용차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답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정산금액을 돌려받지 못한 채, 영업점으로부터 7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까지 당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29일 강민욱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이 쿠팡 본사 앞에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택배노조 제공


과로사대책위는 “두 사례는 쿠팡이 말한 ‘자유로운 휴식’이 기만적인 문장이고, 쿠팡의 ‘배송수행률’ 중심 평가 시스템이 노동자들에게 어떤 공포를 강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영업점은 산재·부상 기사에게 부당하게 용차비를 떠넘기지 말고, 쿠팡은 SLA(대리점 재계약 평가 자료) 등 제도를 전면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CLS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SLA 지표 역시 업계 수준을 고려해 설정한 것이란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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