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지을수록 빚만 늘어" 6개월 키운 장미 폐기처분 [르포]

김경수 2025. 7. 29. 18: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9일 오후 고양특례시 덕양구에 있는 한국화훼농협 장미산지유통센터에 장미를 재배하는 63명의 농민들이 모였다.

33도가 넘는 폭염과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은 날씨에도 이들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이 직접 재배한 장미를 싣고 와 폐기 처분하는 데 한창이었다.

이날 무려 14만 송이의 장미가 폐기처분됐다.

10년 넘게 장미 농사를 짓고 있는 정명수씨(가명·60대)가 바닥에 뒹구는 장미들을 보며 "6개월 넘게 어떻게 키운 꽃들인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양시 장미 농가
꽃 소비 줄었는데 수입산 급증
정부는 화훼류 관세율 철폐 추진
농가 보호할 정책 보완 시급
29일 오후 고양특례시 덕양구 한국화훼농협 장미산지유통센터에서 농민들이 직접 키운 장미를 폐기 처분하고 있다. 사진=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양=김경수 기자】 29일 오후 고양특례시 덕양구에 있는 한국화훼농협 장미산지유통센터에 장미를 재배하는 63명의 농민들이 모였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33도가 넘는 폭염과 자외선 지수가 매우 높은 날씨에도 이들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이 직접 재배한 장미를 싣고 와 폐기 처분하는 데 한창이었다. 애지중지 키운 꽃들을 박스 안에 내던지고 싹둑 싹둑 잘랐다. 형형색색 화려하고 향기를 내뿜어야 할 장미들이 잘리면서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날 무려 14만 송이의 장미가 폐기처분됐다.

10년 넘게 장미 농사를 짓고 있는 정명수씨(가명·60대)가 바닥에 뒹구는 장미들을 보며 "6개월 넘게 어떻게 키운 꽃들인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정씨는 약 3000㎡ 면적의 화훼 농장에서 장미를 자식처럼 키우고 있다.

꽃 소비가 매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판매 소득은 없는데 인건비와 시설비 등 농사 비용 지출만 늘어나니 생계가 막막하다. 정씨는 "소비는 계속 줄어들고, 여름 휴가철에 이어 수입품(에콰도르 등)까지 밀고 들어오면서 고양시뿐 아니라 국내 화훼 농가 전체가 고사 직전"이라며 "농사를 지을수록 빚만 늘어나는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이런데도 정부는 5년 넘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구나 지난해 10월엔 에콰도르와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까지 맺었다. 장미를 비롯해 카네이션, 국화 등 절화류 관세율(현행 25%)을 12~15년에 걸쳐 철폐한다는 것이다.

국내 화훼 농가를 무시하고, 남미 등 화훼 강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잇달아 체결하면서 국내 농가를 사지로 계속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2015년)과 콜롬비아(2016년)와의 FTA 탓에 무관세·저관세 절화가 대폭 늘면서 화훼농가는 주저앉았다는 설명이다. 인건비와 농자재값은 예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전기세와 유류비도 농가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많이 오른 상태다.

농민들은 국내 농가 산업 회복과 시설 정비 등에 대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수영 경기도장미연구연합회장은 "수입 꽃이 국내 화훼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면서 국내 꽃 가격 하락과 함께 농가 피해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는 수입산 꽃 관련해 책임감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위기에 처한 국내 농가를 살릴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ks@fnnews.com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