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두뇌' 심은 지능형 로봇 … 韓제조업 경쟁력 끌어올릴 열쇠

2025. 7. 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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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창간 46주년
'AI와 공동진화' 콘퍼런스
언어에 집중하던 AI 이후엔
'행동' 중심의 피지컬AI 부상
스스로 학습하며 움직임 익혀
어떤 로봇이든 적용 가능한
범용 AI소프트웨어 개발 경쟁
삼성·LG도 美개발사에 투자
노동인구 부족한 韓제조업계
AI 로보틱스서 해답 찾아야
29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매경이코노미 창간 46주년 콘퍼런스가 열렸다. 주제는 'AI와 인간, 공동진화의 시대'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오른쪽 셋째)을 비롯해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중경 한미협회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등(앞줄 헤드테이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재·관계 인사 3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윤관식 기자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연구가 빠르게 진척되는 중입니다. 로보틱스 시장에도 '챗GPT 모먼트'가 머지않았습니다."

매경이코노미가 29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AI와 인간, 공동진화의 시대'라는 주제로 창간 46주년 콘퍼런스(포티투마루 공동주최)를 열었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대신 AI와 공존이라는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 인류가 더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는 통찰을 전했다. AI와 공동진화는 개인과 기업은 물론 나아가 국가 경쟁력까지 좌우할 수 있는 과제다.

최근 AI 기술 트렌드 최전선에는 '피지컬 AI'가 자리한다. 챗GPT로 대표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이 그야말로 '언어'를 생성해낸다면 피지컬 AI는 로봇을 매개로 '동작'을 구현한다. 로봇이 상황에 따른 행동을 추론해 그 답변을 '몸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기존 로봇이 인간이 입력한 명령을 그대로 수행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 피지컬 AI 연구는 로봇이 스스로 판단한 후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로봇 지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이라고 한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도 RFM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RFM 전문기업은 아직 몇 없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곳은 미국 스타트업 '스킬드 AI(Skild AI)'다. 2023년 창업 후 불과 2년 만에 기업가치 6조원을 인정받아 현재 유니콘 반열에 오른 회사다. 엔비디아, 제프 베이조스, 소프트뱅크 등 세계적 투자자는 물론 올해 6월에는 삼성전자, LG CNS로부터 동시에 전략적 투자를 받으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스킬드 AI 공동창업자인 아비나브 굽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실시간 영상 중계 방식으로 RFM의 현주소와 앞으로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AI 대학으로 유명한 미국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연구소 교수로, 과거 메타(옛 페이스북) AI 리서치 로봇 그룹을 이끌었다.

스킬드 AI가 개발 중인 RFM의 핵심 경쟁력은 '범용성'이다. 저마다 형태와 목적이 제각각인 여러 로봇에 하나의 모델을 적용하는 식이다. 가정용·산업용 로봇할 것 없이 또 네발 로봇, 두 발 로봇, 집게 로봇을 막론하고 그 어떤 로봇에도 탑재 가능한 두뇌다. 챗GPT에 질문하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답을 내놓는 것과 비슷하다. 윈도나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OS)처럼 앞으로 나올 모든 로봇 하드웨어를 한 개 소프트웨어로 구동하는 것이 목표다.

굽타 COO는 "집 안은 물론 식료품점, 공장, 건설 현장 등 다양한 공간을 누비는 로봇에 모두 동일한 모델이 적용돼야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개발 비용도 낮출 수 있다"며 "일상 곳곳과 산업 현장 어디든지 로봇이 활약하는 로봇업계의 '챗GPT 모먼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든 AI가 그렇듯 RFM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역시 '학습'이다.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은 그나마 학습이 수월한 편이다. 기존 언어로 된 디지털 콘텐츠가 워낙 많은 데다 변수도 적다. 하지만 피지컬 AI는 다르다. 학습할 동작 데이터가 절대 부족하고 복잡하며 예측 불가능한 현실세계에서는 학습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스킬드 AI는 '호기심 기반 학습'이라는 신개념 기술로 학습 한계를 극복한다. 로봇 스스로 '무엇이 새롭고 흥미로운가'를 판단해 직접 현실세계를 탐험하고, 시행착오를 겪도록 하는 '인공적 호기심'이다. 새로운 상황이나 예측 불가능한 결과에 흥미를 느끼고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동작을 시도하도록 설계했다. 스킬드 AI 창업자인 디팍 파탁 대표가 2017년 발표한 논문의 핵심이기도 하다.

덕분에 스킬드 AI가 개발 중인 로봇은 돌발 상황에 강하다. 이족 보행 로봇을 발로 걷어차도 스스로 뒷걸음질해서 중심을 잡아 넘어지지 않는다. 사족 로봇은 갑작스러운 장애물 등장에도 순간 움찔할 뿐 유유히 갈 길을 간다. 커피를 내리는 로봇 팔은 컵을 빼앗겨도 이내 다시 컵을 찾아내 커피머신으로 향한다.

피지컬 AI는 특히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서 더욱 절실한 기술이다. 인구구조 변화로 노동인구가 부족해졌고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로봇과 공존을 통해 한국 제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한국은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제조업 강국이다. AI 대전환을 통해 미래 대한민국이 진정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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