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더위는 두뇌 활동도 저하시킨다

2025. 7.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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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이미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일상화됐다. 매년 여름이 길어지고 폭염은 심해지고 있다. 높은 온도로 인해 증발하는 수증기량이 증가함에 따라 집중적인 폭우도 자주 내린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기후환경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더위로 인한 열사병이나 열탈진 같은 신체적인 문제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뇌의 영향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다. 1970년대 연구에 의하면 날씨가 더워지면 더 많은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고, 도로에서 쉽게 분노했다. 범죄도 급증하는데 특히 총기 폭력이 더 많았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는 기분 장애, 공격성, 학습 및 생산성 저하와 정신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병도 기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열이 뇌에 직접 작용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이론 중의 하나는 기분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조절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세로토닌의 역할 중 하나는 충동적인 감정이나 행동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인데, 열이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준다. 두 번째로 더위는 수면에 나쁜 영향을 크게 준다. 열대야 상황에서는 숙면을 취하기 힘드므로 수면 부족이 뇌의 기능을 저하시키게 된다.

2016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건강한 대학생 4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참가자들을 에어컨이 있는 방과 없는 방에 거주하는 두 그룹으로 나눠 열흘 동안 생활한 다음에 인지 속도와 기억 능력에 대한 두 가지 테스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냉방 기능이 없는 기숙사에 거주한 그룹은 색과 단어를 맞추는 테스트에서 반응 속도가 13.4% 떨어졌고, 기초연산 테스트는 13.3% 낮았다. 연구진들은 온도와 관련된 인지 효과는 어린이나 노인에서는 흔하지만. 건강하고 면역력이 강한 젊은 청년들에게도 같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뇌의 작업 능력을 100으로 봤을 때 24도만 돼도 83%, 30도에서는 63%로 떨어지며 40도가 넘어가면 정상적인 작업이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열대야를 동반한 폭염이 빈번히 발생하면 일할 의욕이나 작업 효율이 낮아지게 된다.

또 2023년 미국 자연사박물관은 기후변화와 인간 뇌 크기 변화에 대한 연관성을 꼼꼼히 조사했다. 연구진은 지구의 온도, 습도, 강우량의 변화와 지난 5만년간 인간 뇌 크기 변화를 분석하여 기후가 더워지면 뇌의 크기도 현저하게 작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뇌의 크기가 반드시 뇌 활동 능력과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는 불쾌감을 줄 정도의 높은 기온과 정치인의 언어 사이의 인과관계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미국, 영국,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뉴질랜드, 스페인, 독일 등 8개 국가 2만8000명 이상의 정치인들이 의회에서 연설한 700만 건 이상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언어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일일 기온을 기준으로 연설문을 분류했다. 온도는 0도에서 27도 사이를 3도씩 간격을 두고 구간을 설정했고, 12~18도를 가장 편안한 영역으로 설정했다.

결과는 높은 기온이 언어의 복잡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기온이 24~27도 구간과 27도를 넘어서는 온도에서 정치인의 언어 능력이 크게 감소하여 언어의 복잡성과 언어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반면 18~21도 사이에서는 유사한 현상이 있기는 하나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반면에 온도가 낮았을 때는 이런 부정적인 언어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언어능력의 저하는 인지, 사고 능력과 밀접하므로 연구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가 전반적인 정치 메커니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즉, 다른 집단보다 입법상의 의사결정, 예산계획 등의 복잡한 과정을 다루는 정치인들의 뇌 기능이 기후로 인해 저하된다면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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