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금리 동결 확률 97%… 당분간 기조 유지할듯 연준 주시해 온 개인소비지출 등 경제지표 눈여겨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찾아 파월 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번주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사는 제롬 파월(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이다. 상호관세 도입일을 목전에 두고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힌트를 건넬지 주목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끊임없이 금리 인하 압박을 요구하지만, 이달에도 기준금리는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현재 선물 시장에서 이달 기준 금리가 동결할 확률은 97% 수준이다. 인하 확률은 2%대로 사실상 동결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9월 이후 세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올해 들어서는 금리 동결을 이어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에 금리인하 요구를 쉼없이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4.25∼4.50%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이에 부정적인 파월 의장을 ‘멍청이’라 비난하기도 했다. 내년 5월이 임기 만료인 파월 의장의 조기 교체 필요성을 공언하며 사퇴를 압박해왔다.
각종 협박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파월을 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연준 본부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연준 방문에 신중을 기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관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측근들과 연준을 찾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연준 본부 청사 개·보수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공사 현장용 안전모를 쓴 채 취재진 앞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동행한 파월 의장을 옆에 세워둔 채 “내가 여기 와서 보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예산 초과 문제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라며 “27억달러였던 예산이 31억달러가 됐다”며 공사비 증액을 지적했다.
이벤트성 연출에 능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실시간 중계로 내보냈다. 파월 의장의 정책 실패를 부각시키고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연준 내 금리 인하 목소리도 커지는 양상이다.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지난달부터 7월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명의 연준 이사가 반대 의견을 낼 경우 이는 1993년 12월 앨런 그린스펀 의장 재임 시절 이후 처음이다. 웰스파고의 선임이코노미스트인 세라 하우스는 “7월 기준금리에 변화는 없겠지만 통화정책이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준 내부에선 당분간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목소리가 더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에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금리 동결 배경으로 삼고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올라 직전 월의 상승률(2.4%)보다 가팔라져 관세 여파의 초기 징후가 포착됐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6월 CPI 발표 이후 7월 금리 동결을 시사한 FOMC 위원 수가 7명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FOMC 정례회의 후 열리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점의 핵심 변수로 손꼽히던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에, 금리 인하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 온 파월 의장의 발언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번 주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관세 영향을 가늠할 지표로 연준이 주시해 온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오는 31일 발표된다. 이튿날에는 고용보고서도 공개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자회견에서 동결 결정의 배경이 위와 같음을 설명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드러내되 인하가 필요하다면 시행하겠다는 어조 정도를 기대해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관세 협상이 종료되기 직전이라 물가에 기존 관세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고용둔화가 본격적이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1일을 전후로 주요국 무역 협상 타결에 진척을 이루면서 본격적으로 영향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수요 둔화를 먼저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결국 현재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확대 여부는 고용과 물가지표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