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천구 상수도 공사 질식사고, 안전규정 위반···폭염 관련 안전규정은 없어

지난 27일 서울 금천구에서 발생한 상수도 누수 복구공사 질식 사고에서 안전규정 대댜수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관리자에 해당하는 감시인이 배치됐지만 규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서울 금천소방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낮 12시39분쯤 금천구 가산동의 상수도 누수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던 70대 남성 2명이 질식해 쓰러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에 이송됐고 이 중 1명이 28일 새벽 3시쯤 사망했다.
2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배관공인 A씨(70)가 먼저 맨홀로 들어가 작업하다 의식을 잃었고 A씨를 구하기 위해 들어간 굴착기 기사 B씨(75)도 의식을 잃었다.
서울아리수본부의 ‘밀폐공간 작업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맨홀 등 밀폐공간 작업 전에는 작업공간의 산소·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그 결과 등을 담아 작업허가서를 작성하고 관리감독자 결재를 받아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작업허가서는 작성되지 않았고 산소 농도 측정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후 출동한 소방당국이 측정한 사고 맨홀의 산소농도는 4.5%로 안전기준치(18%)를 훨씬 밑돌았다

A씨와 B씨 모두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작업에 들어갔다. 또 A씨가 맨홀한 진입한 이후 환기장치도 가동되지 않았다.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는 29일 기자와 통화에서 “(A씨 진입 전에는) 환기를 했지만, 진입 이후에는 환기장치를 가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B씨가 A씨를 구조하기 위해 맨홀에 바로 들어간 것도 규정 위반이었다. 안전관리 매뉴얼은 “밀폐공간 내부의 공기 상태가 안전한지 확인할 수 없거나 적절한 호흡용 보호구가 없다면 밀폐공간 밖에서 119 구조대가 올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 감리가 감시인으로 배치되어 있었으며 최초 119 신고도 감시인이 했다. 그러나 작업 전 안전교육 실시 여부도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아리수본부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전 안전교육이 진행됐다고 들었지만, 규정 관련 내용이 제대로 교육됐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했다.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준비하면서 아무런 폭염 대책도 없었다. 기상청 관측기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12시30분 서울 금천구의 기온은 36.6도였다. 함승희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고온에서는 미생물 활동 등으로 밀폐공간 내부 유해가스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 호흡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며 “호흡 보호구 착용 시에는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도 커져 작업 시간 제한 등 별도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는 “해당 공사는 상수도 누수로 인한 긴급 복구공사로 맨홀로 진입하지 않는 작업이었는데, 작업자들이 맨홀로 들어가게 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이후 매뉴얼을 재정비중이고 안전교육도 어제(28일)부터 현장마다 실시 중”이라며 “사고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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