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팸 차단 방안 있는데, 방치... 감사원, 과기부에 “이용자 보호 방안 마련하라”

윤희훈 기자 2025. 7. 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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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과기정통부 정기 감사 결과 발표
이통사 ‘불법스팸 속도 제한 및 필터링’ 소극적
감사원./뉴스1

불법 스팸 문자 메시지(이하 불법 스팸)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는 국민이 늘고 있는데, 통신사업자를 감독해야 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업무를 방기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특히 부처의 관리감독 권한 중엔 이동통신사가 문자중계사에 대해 ‘전송속도 제한’ 등 역무 제공을 거부하거나 필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불법 스팸을 제한할 수 있는 카드가 있었지만, 이를 대책으로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기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불법스팸 수신량은 2021년 대비 63% 증가했다. 하지만 이통사의 필터링 실적은 오히려 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 스팸 신고는 2019년 1710만 건에서 지난해 3억6150만 건으로, 5년 만에 20배 넘게 늘었다.

이에 감사원이 과기부의 업무 실태를 점검해 보니, 불법 스팸 발송과 연관된 문자 메시지 발송 중개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업체들은 문자 메시지를 전송할 휴대전화번호를 관리하고, 가짜 전화번호를 사용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려는 시도를 차단하는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을 1명 이상 둬야 한다.

그런데 문자 메시지 발송 중개 업체 관리 업무를 과기정통부로부터 위탁받은 공공기관인 중앙전파관리소는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등록을 내줬다. 지난해 10월 기준 운영 중인 업체 1177곳 가운데 532곳(45.2%)이 법정 요건을 갖추지 않은 업체였다. 법정 요건을 갖추지 않은 업체들이 주로 불법 스팸을 발신했다. 지난해 상반기 불법 스팸 신고를 가장 많이 당한 업체 10곳 가운데 9곳이 법정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

감사원은 과기정통부가 2014년 관련 업무를 중앙전파관리소에 넘기면서 전파관리소에 문사 메시지 발송 중개 업체들을 어떻게 감독해야 하는지에 관해 구체적인 지침은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파관리소 직원들은 대량 메시지 발송 업체 관리 업무에 대한 교육도 받지 않았다.

이통사가 불법 스팸을 자율적으로 통제하도록 하는 업무도 부실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이통사는 가입자가 불법 스팸을 보내려 하는 경우, 문자 메시지 발송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야 한다. 이동통신 3사는 문자 메시지 발송 중개 업체가 보낸 메시지에 대해 불법 스팸이라는 신고가 접수된 경우, 문자 메시지 전송 속도를 낮추거나 전송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약관을 두고 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불법 스팸을 없애겠다며 관련 대책을 수차례 발표했지만, 정작 이통사들이 불법 스팸 발송 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처의 요청이 없으니 이통사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이동통신 3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3년간 불법 스팸 발송 업체에 대해 전송 제한 조치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동통신 3사가 (문자 메시지 등) 전송 서비스 거래를 통해 연평균 74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이들은 불법 스팸 여부와 무관하게 전송 서비스 거래량이 많아질수록 매출액이 증가하므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감독하지 않으면) 전송 제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유인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대량 발송 문자 메시지에 발송 중개 업체를 추적할 수 있는 식별 코드를 포함하는 제도를 2023년 3월 도입한 바 있다. 불법 스팸 발송에 여러 업체가 다단계식으로 관여돼 있더라도 첫 중개 업체를 빠르게 찾아 스팸을 중단시킬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다. 최장 이틀이면 불법 스팸 발신을 중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의 집행을 관장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관련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 식별 코드를 이용한 제한 조치도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전파관리소가 전화번호 거짓표시 사업자에 대해 과태료를 과도하게 경감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과기정통부장관과 방통위원장에게 “불법스팸 차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전송제한 및 필터링 서비스 제공 등 적정한 이용자 보호 조치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중앙전파관리소장에겐 “전화번호 거짓표시 등으로 인한 과태료가 정당하게 부과될 수 있도록 과태료 가중‧감경 등 과태료 부과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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