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에어컨 '안과 밖'의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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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극한 더위는 사람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와 개인 모두의 선택적 과제가 아니라 법적, 윤리적 의무임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ICJ는 이달 23일 기후위기에 대해 "모든 생명과 지구 자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론적 문제"라며 "기후변화 협약은 각국에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며, 이를 지키지 않는 건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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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재석 선임기자 = 올여름 극한 더위는 사람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28일에도 경남 하동과 경북 칠곡에서 80대 노인이 각각 밭과 야산에서 쓰러져 숨졌다. 온열질환이 사인으로 추정됐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3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한다. 환자의 31.7%가 65세 이상 노인이고 환자 발생 장소는 작업장(31.6%), 길가(12.7%), 논밭(12.6%) 순이었다. 나이가 많고 야외 환경에 노출될수록 폭염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연일 폭염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수치로 느끼는 폭염과 체감하는 폭염은 아주 다르다. 냉방이 잘 되는 대중교통이나 승용차로 출근해 에어컨이 가동되는 사무실에서 일하다 점심시간에는 에어컨이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생활을 하다 보면 폭염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이런 직장인도 요즘 야외에서 1시간만 지내보면 '에어컨 복지'가 참 호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사무실 에어컨이 너무 세다고 푸념했던 게 머쓱해진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폭염의 주원인이라고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위에 고생하면서도 지구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를 오늘도 별생각 없이 배출하고 있다. 기후위기 문제는 그 시급성이나 중요성에 비해 사회에서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 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임기가 정해진 정부 입장에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문제에 매달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도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기후위기 대응이 국가와 개인 모두의 선택적 과제가 아니라 법적, 윤리적 의무임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ICJ는 이달 23일 기후위기에 대해 "모든 생명과 지구 자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론적 문제"라며 "기후변화 협약은 각국에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며, 이를 지키지 않는 건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국가가 선진국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세계 최고법원'으로 불리는 ICJ가 기후위기와 관련해 '의견'을 낸 건 처음이다. 2023년 유엔 총회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ICJ에 의견을 의뢰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공약했는데 아직은 정부조직 개편 차원에서 논의 중이다. 29일에는 산업부 주관으로 새 정부의 '탄소중립 산업육성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첫 회의가 열렸다. 기후위기에 대한 산업적 차원의 접근이다. 기후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큰 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은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지만 폭염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처하는 로드맵도 늦출 순 없다.
생활 환경에 따라 기후위기를 접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관련 법령을 제정하는 이들이 모인 정부 청사나 국회의원회관에는 에어컨이 여름 냉방 온도에 맞게 설정돼 있을 것이다. 그런 환경에선 상대적으로 기후위기를 체감하긴 쉽지 않다. 반면 올여름 야외노동자들은 기후변화를 매 순간 피부로 실감할 것이다. 모두가 뙤약볕에 1시간씩 걸어보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까. 그러면 탄소 배출을 줄이려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려나.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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