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전주천 갈대·물억새는 누가, 왜 베었나?”…다 베는 전주시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5. 7. 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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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버드나무 수백 그루를 벌목해 비난을 받았던 전북 전주시가 이번에는 전주천 상류 주변 갈대 등을 몽땅 베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는 "민원에 따른 생태 교란 유해식물과 해충 제거 작업"이라고 했지만, 환경단체는 "구 시대적 하천관리 행정으로 천연기념물 서식지를 훼손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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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천 상류 갈대·물억새 몽땅 제거…전주시 또 ‘기습 벌초’ 논란
환경단체 “수변 식생, 잡초 아냐…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나”
전주시 “시민 민원 많아 벌초…작업 과정서 일부 과한 부분 있어”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지난해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버드나무 수백 그루를 벌목해 비난을 받았던 전북 전주시가 이번에는 전주천 상류 주변 갈대 등을 몽땅 베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는 "민원에 따른 생태 교란 유해식물과 해충 제거 작업"이라고 했지만, 환경단체는 "구 시대적 하천관리 행정으로 천연기념물 서식지를 훼손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버드나무 수백 그루를 벌목해 비난을 받았던 전북 전주시가 이번에는 전주천 상류 주변 갈대 등을 몽땅 베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가 일요일인 지난 27일 전주 환벽당과 생태박물관 일대 전주천 상류 수변갈대와 물억새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중단 약속해 놓고…휴일에 수변 갈대·물억새 제초작업 

29일 전북환경연합에 따르면 전주시는 일요일인 지난 27일 한벽당과 생태박물관 인근 전주천 수변 갈대와 물억새 등을 거의 다 베어냈다. 이곳은 전주천 상류 인근으로 모래톱과 자갈톱 등이 형성돼 수변 식생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원앙, 황조롱이, 삵 등 멸종위기종과 고유 어종인 쉬리·꺽지 등이 서식하는 곳이다. 

전주시는 지난 5월에도 남천교 인근 전주천 수변 식생인 물억새 등을 베어내다가 시민 항의로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시는 전주생태하천협의회와 논의 끝에 산책로 주변 1.5m 정도만 풀을 베어내고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 등을 위해 최소한의 벌초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시는 이번에는 '생태 교란 등 유해식물과 해충 제거' 등을 이유로 재차 한벽당 일대 식물 제거 작업에 나섰다. 여름철 수변 식물의 성장이 가팔라지자 이를 제거해달라는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버드나무 수백 그루를 벌목해 비난을 받았던 전북 전주시가 이번에는 전주천 상류 주변 갈대 등을 몽땅 베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가 한벽당 인근 전주천 수변의 갈대와 물억새를 베어내기 전 모습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환경연합 "천연기념물 서식지 훼손" vs 전주시 "유해식물 등 제거"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8일 성명을 내고 "전주시는 하천의 생태적 가치와 기능을 무시한 채 단편적인 민원 해결을 명분으로 무차별적인 제초 작업을 강행했다"며 "구시대적 하천 관리 행정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지금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교란 식물은 상류가 아닌 중·하류에 서식하는 가시박"이라며 "수변 식생은 단순한 잡초가 아니라 하천 생태계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인데 전주시는 이러한 생태적 가치와 기능을 간과한 채 단편적인 민원 해결을 명분 삼아 무차별적인 제초 작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태 교란 식물이 있다는 이유로 수변 식생을 전면 제거한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무차별적인 모두 베기 방식은 자연과 시민 모두에게 손해를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연합은 "국가하천인 전주천의 수변 식생 모두베기를 당장 중단하라"면서 수변 식생 가이드라인 정비와 무분별한 벌초의 재발 방지를 전주시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생태하천협의회와 지속해서 협의해 왔지만 이번 작업 과정에서 일부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협의를 더 진지하게 하고, 작업 방식도 개선해 생태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가 지난해 2월 잘라 낸 전주천 일대 버드나무들이 밑동만 남아 있다. 전주시는 홍수 예방을 이유로 전주천·삼천 일대 버드나무 76그루를 베어냈다. 전년도 3월 260여 그루를 벌목한 지 1년 만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무차별적 모두 베기?…홍수 막겠다며 천변 버드나무도 '싹둑' 

전주시의 무차별적인 모두 베기는 이뿐만 아니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 2023년 3~4월 홍수 예방을 목적으로 전주천과 삼천 주변 11㎞ 구간에 있던 수령 20년 안팎의 버드나무 260여 그루를 베고, 억새밭 3800㎡를 갈아엎었다. 지난해 2월에도 전주천과 삼천에서 76그루를 베어냈다. 작은 나무까지 포함하면 1000여 그루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시민 재산과 인명 보호가 우선"이라며 "기후 변화와 국지성 호우에 따른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14억원을 들여 하천 준설과 벌목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버드나무와 억새가 자라면서 물 흐름을 방해하고 이물질이 걸려 홍수 위험이 갈수록 커진다"는 논리였다. 

전주천은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한옥마을을 끼고 흐르는 하천이다. 전주천은 1990년대 말 시민단체가 '자연형 하천 조성 사업'을 제안했고, 전주시가 이를 이행하면서 오염됐던 하천 생태계가 되살아났다. 천변에 뿌리내린 버드나무·억새 군락지가 절경을 이루면서 전주시민뿐 아니라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몰리는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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