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골프장서 英 총리 만난 트럼프, 또 ‘이해충돌’ 논란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외교 무대로 탈바꿈“
보좌진·경호 인력 숙소도 세금으로 골프장
집권 1기 때도 골프장 찾으며 홍보 앞장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 시각)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영국 스코틀랜드를 방문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해 가족 명의의 골프장을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골프장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무역 협정을 조율하고, 가자지구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전날에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만나 EU와의 무역 합의 소식을 발표했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턴베리 골프장을 고위급 외교 무대로 탈바꿈시켰다”며 “이는 대통령 권한을 단순한 국정 운영을 넘어 가족 기업에도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외교 활동은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 대한 홍보 효과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가 경호 및 직원 숙소 비용을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부동산에 지불함으로써 ‘트럼프 그룹’에 세금이 흘러들어가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개인적인 여행에서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을 이용하고 비밀경호국의 경호를 받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가 대통령 소유의 사업체에 경호 인력이나 백악관 직원들의 숙박비를 지불한 사례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골프장을 여행지로 택함으로써 골프장을 홍보하는 동시에 세금으로 매출까지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AP통신도 “수많은 보좌진, 백악관 인력, 비밀경호국 요원, 기자 등 대규모 수행단이 동행하는 기회를 트럼프 브랜드 골프장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 수행과 가족 사업 홍보를 점점 더 자연스럽게 뒤섞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외교 일정에서 자신의 골프장 홍보를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스타머 총리에게 “여기 다양한 식당의 창문들을 한번 봐라. 정말 훌륭하다”고 말했고, 이에 스타머 총리는 “건물 내부와 외부, 코스 자체까지 모두 정말 훌륭하다”고 화답했다.
턴베리 골프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약 6700만 달러(약 933억원)에 인수한 곳으로, 트럼프 그룹은 1억4400만 달러(약 2005억원)를 들여 리모델링했다. 그러나 턴베리 골프장의 공시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에 170만 달러(약 24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턴베리 골프장을 자주 찾았다. 2018년 핀란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전에도 이 골프장을 방문했다. 스코틀랜드 일간지 스코츠맨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턴베리 골프장 방문을 위해 2018년 한 해에만 6만8800달러(9578만원)를 지불했다.
백악관은 이번 방문을 “업무를 겸한 여행”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공보담당은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미국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미국을 최우선으로 하는 훌륭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운 골프 코스를 건설했으며, 이 코스들은 유명 토너먼트와 골프 선수들이 꾸준히 이용하는 장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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