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유예기간 ‘6개월’로… 고용장관 “새 노사관계 질서 구축 계기”
김영훈 고용장관 노조법 개정 관련 브리핑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통과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단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실제 이 법이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된 뒤 현장에 실제 적용되기까지 생각보다 빠른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새 노사관계 질서를 구축하는 전기(계기)가 되도록 책임을 다해달라”고 경영계에 당부했다.
고용부는 29일 사전 브리핑을 통해 전날 국회 환노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 대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당초 이 개정안은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 국회를 통과했지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선 이재명 대통령과 김영훈 고용부 장관의 의지로 법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다음달 4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원청 사업주도 사용자, 노조 생계 어려우면 손배 감면 가능”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우선 ‘사용자’의 정의(노조법 2조)를 확대했다. 원·하청 관계에서 원청이 하청기업 근로조건에 개입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그 범위 내에서 원청 사업주도 사용자로 보는 것이다. 고용부는 법 시행 전까지 노동위원회·법원의 기존 판례 기준을 토대로 ‘사용자성 판단기준’과 ‘원하청 교섭 절차’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노동쟁의의 범주(노조법 2조 5호)도 확대됐다.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발생한 분쟁 상태’란 현행법상 정의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까지 포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리해고, 사업 통폐합, 구조조정도 쟁의 대상이 된다.
여기에 ‘사용자 측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에 대해서도 쟁의 행위가 성립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가 이행하기로 약속한 부분(단협)을 사용자가 명백히 위반했을 때 노동쟁의를 허용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 활동에 따른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줄여주기 위한 ‘면책’ 항목(노조법 3조)도 강화했다. 노조법에 따른 정당한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 또는 선전전·피케팅 등 그 밖의 노조 활동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사용자의 불법 행위에 대한 노조의 부득이한 ‘정당 방위적’ 대응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명시했다.
노조 활동으로 인한 근로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엔 ▲노조에서의 지위·역할 ▲쟁의행위 등 참여 경위·정도 등 일정 조건에 따라 개별 비율로 책임을 정하도록 했고, ‘경제 상태’, ‘부양 의무’, ‘최저생계비 보장’ 등 생계 상황에 따라선 감면 청구가 가능하게 했다.
정부는 이 법이 공포된 뒤 6개월 내로 법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당정 협의 과정에서 유예기간을 1년을 둘 것이라고 알려졌던 것에 비해 기간이 절반으로 단축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준비해야 할 사항은 똑같지만, 타이트하게(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 김영훈 장관 “대화촉진법이자 상생법이자 진짜성장법”
김영훈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노조법 개정안은 대화의 길을 열고, 상생의 기반을 다지며,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원·하청간 교섭이 가능하도록 한 것과 관련해선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용자가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함께 지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에 대해서도 정당한 논의의 문을 열어줌으로써, 노사 간 자율적 대화가 더 촉진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또 김 장관은 경영계에 “새로운 노사관계 질서를 구축하는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고, 노동계에는 “이번 개정은 노사 간 논의조차 어려웠던 부분을 제도적 틀 안으로 들여온 만큼, 법의 취지에 맞게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정착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남은 입법 과정 동안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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