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술 안 마시잖아요?”…‘금주 행사’ 알림장에 돌아온 학부모 항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학부모들 중에서도 기본적인 어휘를 이해하지 못해 교사와 입씨름을 벌이는 일이 종종 전해지고 있다. 이번엔 ‘금주 행사’를 안내하려다 학부모에게 항의를 받았다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8일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친구가 겪은 일화를 소개하는 한 네티즌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친구가 알림장에 ‘금주 행사’라고 적어 알림을 띄우니 한 엄마가 연락이 와서 ‘선생님 애들이 술을 먹는 것도 아닌데 금주라니요? 무슨 이런 단어를 쓰세요’라고 연락이 왔다더라”고 운을 뗐다.
이에 보육교사는 “금주라는 단어는 이번 주라는 뜻입니다”라고 설명했지만, 학부모에게 “무슨 그렇게 어려운 단어를 쓰나. 이번 주라는 단어를 쓰면 되지 않나. 진짜 짜증 난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한다.
학부모의 대응에 화가 난 보육교사는 “다른 학부모님과는 이런 의사소통에 있어 문제가 없었습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학부모는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어린이집 선생님이나 하고 있지”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작성자는 “단어 뜻 모르면 사전에 검색해 보면 되지 않나. 어린이집 선생님도 누군가의 아내, 엄마, 딸인 건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학부모가 학교나 학원 등에서 보낸 가정통신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오해를 빚은 사례는 꾸준히 전해졌다.
지난해 자신을 9년 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네티즌은 과거에 비해 학부모에게 공지 내용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례로 “우천시 OO로 장소 변경”이라는 공지 내용을 “우천시에 있는 OO지역으로 장소를 바꾼다”고 이해하고 묻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2023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문해력과 관련된 한 초등학교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을 보고 ‘왜 중국 음식을 제공하냐, 우리 아이에게는 한식을 제공해 달라’고 하고, ‘교과서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반납하세요’라는 글을 보고 교과서를 사서 반납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했다.
이런 사회 문제와 관련 조 교수는 “영상으로 정보를 취하고, 글을 읽을 일이 없어 긴 글 읽는 거 어려워한다”며 “학부모들도 아이들에게 글과 책 읽으라고 하지만 가정통신문조차 안 읽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3명은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문해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제4차 성인 문해 능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146만명(3.3%)은 기본적인 읽기·쓰기·셈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비문해’ 성인으로 나타났다. 문해 능력 ‘수준 1’에 해당하는 비문해 성인은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학습이 필요한 수준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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