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녹물·때 줄줄’ 독립문, 12년 만에 ‘목욕’한다

이호준 기자 2025. 7. 29. 14: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한제국 시기에 세워진 독립문이 12년 만에 묵은 때를 벗는다.

녹물이 줄줄 흐른 흔적과 검은 먼지가 쌓인 때로 더러워진 화강석 재질 외벽을 청소하는 것이다.

'독립문'이라고 돌에 한글이 새겨져 있는 정면과 '獨立門'이라고 한자로 새겨져 있는 후면은 물론, 양 옆면에도 녹물 흔적이 남아 있다.

독립문이 녹물로 범벅이 된 것은 석재 사이에 들어가 있는 철제 구조물이 빗물에 녹슬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 후면. 곳곳에 녹물이 묻어 있다. /손덕호 기자

대한제국 시기에 세워진 독립문이 12년 만에 묵은 때를 벗는다. 녹물이 줄줄 흐른 흔적과 검은 먼지가 쌓인 때로 더러워진 화강석 재질 외벽을 청소하는 것이다. 녹물의 원인이 되는 철제 구조물도 티타늄 소재로 바꾸기로 했다. 독립문 관리 기관인 서울 서대문구(구청장 이성헌)는 2019년부터 세척을 추진했으나 행정 절차를 완료하는 데 6년이나 걸렸다.

◇128년 前 서재필 주도로 세운 독립문… 녹물 오염 70곳·검은 때 오염

29일 조달청 등에 따르면 서대문구는 전날(28일) ‘서울 독립문 보수 및 보존처리 공사’ 입찰을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독립문 면석(돌로 된 벽면이나 구조물을 구성하는 겉면의 돌) 보수 ▲옥상 방수 ▲출입문 설치 등의 작업을 하는 업체를 구하는 것이다. 공사 금액은 6억8000여 만원이고, 공사 기간은 6개월이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당초 9월 보수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앞당겨 8월 15일 광복절 직후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독립문 벽면에는 위쪽에서 시뻘건 녹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독립문’이라고 돌에 한글이 새겨져 있는 정면과 ‘獨立門’이라고 한자로 새겨져 있는 후면은 물론, 양 옆면에도 녹물 흔적이 남아 있다. 서대문구가 건축사사무소에 의뢰해 받은 용역 결과에 따르면 총 70곳이 녹물로 오염돼 있다. 검은 때도 곳곳에 묻어 있다.

지난 26일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 정면. /손덕호 기자

◇화강석 사이에 넣은 철제 괴임석이 녹물 원인… 티타늄 소재로 교체

독립문이 녹물로 범벅이 된 것은 석재 사이에 들어가 있는 철제 구조물이 빗물에 녹슬었기 때문이다. 화강석을 쌓아 만들면서 빈틈이 생긴 곳에 철제 괴임쇠를 넣어 흔들리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독립문은 건축됐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돌을 쌓아서 만드는 구조물은 균형을 잡고 석재가 어긋나지 않도록 중간에 철재 구조물을 끼워 넣는다”고 했다.

이번에 보수 작업을 마치면 녹물 발생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구는 기존 철제 괴임쇠 중 49곳을 잘 부식되지 않는 티타늄 소재로 바꿀 계획이다. 교체가 어려운 괴임쇠는 녹이 잘 슬지 않도록 방청 처리를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외벽 전체를 세척하고 화강석 사이에 채워넣은 모르타르도 보수하게 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모든 석재를 해체하고 전면 보수하지 않는 이상 녹물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다”고 했다.

독립문 정면 오염 현황. 주황색은 녹물에 오염된 부분이고, 연두색은 빗물에 오염된 부분이다. 석재가 파손되거나 균열이 간 곳도 있다. /서대문구

◇서대문구, 2019년부터 독립문 정비 추진… 절차 통과에 6년 걸려

독립문은 1897년 11월 서재필 박사를 비롯한 독립협회 주도로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축 기념물이다. 조선의 왕이 중국 명·청 사신을 맞이하던 영은문(迎恩門)을 헐고 지은 것이다. 원래 독립문은 독립문 사거리 중앙에 있었으나 현저고가차도가 만들어지면서 1980년 북서쪽으로 70m 정도 떨어진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이후 당국은 1998년 옥상 방수, 벽면 녹물 제거 작업을 했다. 2013년에는 옥상 방수와 표면 오염물 세척 외에 구조체 보수·보강, 보존 처리 공사도 했다. 2015년에는 하자를 보수했다.

서대문구는 사적 제32호인 독립문 외벽이 지저분하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2019년부터 정비를 추진했다. 그러나 국가유산 청소를 하려면 지자체가 보수가 필요하다고 예산을 신청하고 국가유산청 심사를 거쳐 국회에서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 이 과정에 적어도 1~2년 걸린다고 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이번 보수 공사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며 “앞으로도 독립문 정비는 5~10년에 한 번 정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