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압수수색 당한 교정 당국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김태훈 2025. 7. 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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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을 검사가 관리하던 시절이 있었다.
법무부에 교정국(현 교정본부)이 생기고 꽤 오랫동안 현직 검사장이 교정국장을 맡았다.
그런데 훗날 법무부 장관 또는 검찰총장을 지낸 이종원, 김석휘, 김기수, 박순용, 김경한 등 쟁쟁한 검사 여럿이 교정국장을 거쳐 장관이나 총장까지 올라간 점을 보면 만만히 여길 자리는 아니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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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을 검사가 관리하던 시절이 있었다. 법무부에 교정국(현 교정본부)이 생기고 꽤 오랫동안 현직 검사장이 교정국장을 맡았다. 검사가 수사는 안 하고 교도관들과 함께 일한다니, ‘한직 아닌가’ 하고 여길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훗날 법무부 장관 또는 검찰총장을 지낸 이종원, 김석휘, 김기수, 박순용, 김경한 등 쟁쟁한 검사 여럿이 교정국장을 거쳐 장관이나 총장까지 올라간 점을 보면 만만히 여길 자리는 아니었다고 하겠다. 실제로 과거 법무부·검찰 관계자들 사이에선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만, 법무장관은 교정국만 각각 잘 챙기면 된다’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1980년대 들어 ‘교정행정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검사 말고 교도관에게 교정국장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경우 차관급 예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검사장 보직 한 자리가 줄어드는 셈이니 검사들로선 반길 리가 없었다. 결국 김대중(DJ)정부 시절인 1999년에야 교도관 출신 첫 교정국장이 탄생했다. 2급(현 고위공무원 나급) 교정공무원 이순길씨가 교정국장에 임명된 것이다. 과거 사형 선고까지 받고 오랜 기간 수감 생활을 한 DJ는 교도관들과 나름 친분이 있었다. 자연히 그 처우 개선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대통령이 된 뒤 교도관들의 숙원을 들어줬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DJ 못지않게 교도관 지위 향상에 적극적이었다. 그 시절 법무부에서 교정국 조직을 떼어내 독립 외청(外廳)인 교정청으로 승격시키는 방안까지 검토된 것으로 전해진다. 치열한 논의 끝에 교정청 신설 대신 기존 교정국을 교정본부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이 채택됐다. 2007년 11월 법무부 교정국이 지금의 교정본부가 됨과 동시에 본부장 직급도 예전의 2급에서 1급(고위공무원 가급)으로 한 단계 높아졌다. 이는 약 1만6000명에 달하는 전국 교정공무원의 사기를 크게 진작시킨 조치가 아닐 수 없었다.

6·3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 5월28일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이 물러난 이후 2개월 넘게 교정행정 수장 자리가 비어 있다. 조기 대선과 이재명 대통령 취임, 그리고 신임 법무부 장관 인선 등을 거치며 정부 조직이 혼란을 겪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는 사이 경찰이 법무부 교정본부와 서울구치소를 압수수색하는 일이 벌어졌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이는 서울구치소 소속 교도관이 조직폭력배 출신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고 몇몇 수용자에게 독거실(1인실)을 배정해준 정황이 포착된 탓이다. 교정본부장 공석이 장기화하니 교도관들 기강도 해이해진 결과 아닌가. 정성호 법무장관은 검찰 개혁 못지않게 새 교정본부장 임명을 통한 교정행정 정상화에도 신경을 쓰길 바란다. ‘법무장관은 교정국만 잘 챙기면 된다’라는 옛말을 허투루 듣고 넘겨선 안 되겠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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