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끝없는 수해복구…피해 주민들 속만 타들어 간다

황상욱 2025. 7. 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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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6일 합천군 가회면 가회체육공원에서 수해 피해 이재민과 수해 복구에 투입된 인력의 식사 제공을 위해 밥차를 운영하는 적십자사 밀양시협의회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헤럴드경제(산청)=황상욱 기자] 기록적인 폭우가 할퀴고 간 경남 지역은 연일 수해 복구 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산청, 합천 등은 농경지 유실과 주택 침수 피해가 막대한 상황이다. 경남도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광범위한 피해 면적과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복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 농민들과 주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사상 최대 피해…복구에 인력 장비 총동원=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경남 지역에는 평균 280.8mm의 비가 내렸다. 특히 산청군 시천면에는 무려 798mm, 합천군 회양면에는 712.5mm, 하동군 옥종면에는 661mm의 물 폭탄이 쏟아졌다.

이번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13명, 실종 1명, 중상 5명 등 총 19명에 달한다. 공공시설은 3159건에 달했으며, 피해액은 잠정적으로 6112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도로 329곳, 하천 335곳, 산사태 396곳 등 기반 시설 피해가 컸다. 주택은 전파 122채, 반파 89채, 침수 971채 등 총 1184채가 파손됐고, 가축 18만7172마리가 폐사했다. 농경지는 축구장 수백개에 달하는 4547㏊(6150건)가 침수되거나 유실되어 농민들에게 깊은 상실감을 안겼다. 8039명이 대피했으며, 아직도 288가구 463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경남도는 호우 특보 해제 후 20일 오전 1시부터 ‘수습·복구’ 단계로 전환해 피해지역 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완수 도지사를 비롯한 도청 공무원 70명이 29일 오전 산청군 신안면 하정마을 하우스 농가에 투입돼 복구 작업을 진행하는 등 피해 지역에는 공무원들을 비롯해 군부대, 경찰, 소방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돼 복구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공무원과 주민 등 1만4584명, 소방·경찰·군부대 1만6690명이 복구에 참여했으며, 8882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도로 306곳(97.7%), 하천 128곳(90.1%), 산사태 406곳(39.5%) 등 총 1185곳의 공공시설 복구가 완료됐으며 전기가 끊겼던 8408가구 중 2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의 전기 공급이 정상화됐다. 상수도 17곳 모두 복구돼 산청 지역 지방상수도 공급은 정상화됐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26일 산청군 수해현장에서 복구 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공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피해 주민들 막막…자원봉사자 복구 지원 그나마 위안=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피해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창원시 자원봉사센터, 진주시 여성민방위 기동대,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소속 125명이 산청군 하우스 농가에 투입됐으며, 양산시는 22일부터 25일까지 산청군에 하루 30명씩 총 120명의 복구 지원단을 파견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직접 산청군을 방문해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일손을 보태기도 했다.

BNK금융그룹 빈대인 회장과 김태한 경남은행장 등은 합천, 산청, 의령 지역을 방문해 특별 성금을 기탁하고 긴급재난 봉사대를 편성해 토사 제거, 침수 집기류 세척 등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경남농협 임직원들도 합천군 삼가면의 축산농가를 찾아 침수 오리농장의 토사 제거와 주변 정리 작업을 도왔다.

경남장애인체육회 직원들은 창립 기념 휴일을 반납하고 산청군 신안면 일대에서 침수 주택 정리, 토사 제거 등 복구 활동을 벌였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역본부와 경북지역본부, 한국여성농업인 경남연합회 등 총 135명도 산청군 신안면 야정마을에서 하우스와 주택 토사 정리 작업을 함께 했다.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삽과 곡괭이를 들고 복구 현장을 누비는 자원봉사자들은 피해 주민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관, 민, 군, 경 등 모든 가용 인적, 장비 등이 총동원돼 복구에 매달리고 있지만, 피해면적이 워낙 큰데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등 이중고로 복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농경지 침수가 많았던 산천, 합천, 의령 등지는 29일 현재까지 복구를 언제쯤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윤곽 조차 잡을 수 없는 실정이다.

산청군은 29일 산사태로 마을 지반이 통째로 내려앉고 쓸려나간 생비량면 상능마을을 복구하는 대신 새 이주단지를 만들어 전체를 옮기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청군은 피해상황을 점검한 결과 마을주민들이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 마을에는 24채의 주택이 있었고 주민 15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산청군 단성면 매화정마을 주민 박모(70)씨는 “마을 전체 논밭이 온통 흙더미로 변해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어버렸다”며 “피해를 입은 농민들과 주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은 “이번 폭우가 한반도 상공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의 장기간 충돌 때문으로 분석되는 만큼 앞으로도 예측 불가능한 기상 이변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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