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 정치권 넘어 종교계 확산…李대통령 고심 [이런정치]

김진 2025. 7. 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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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현진 대주교 “통합 상징” 탄원 동참
조계종 총무원장 등 종교계 연일 서한
신중한 대통령실…李대통령 고심 불가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안대용 기자] 여권에 이어 종교계와 시민사회에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대통령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광복절을 보름 남짓 앞두고 확산하는 사면론에 이재명 대통령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정치권에 따르면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옥 대주교는 2023년 7월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팔리움을 받았다. 팔리움은 대주교 이상의 고위 성직자가 미사용 제의의 어깨와 목 부분에 걸쳐 두르는 양털 띠로, 직무와 권한을 상징하며 교황과의 일치를 나타낸다.

옥 대주교는 “평화를 빕니다”로 시작하는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이 대통령 앞으로 보냈다. 옥 대주교는 이 글에서 “‘내 안에 머물러라(Maneye in me)’라는 말씀처럼,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머물 때, 세상은 비로소 서로를 용서하고 끌어안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러한 복음적 믿음 위에서, 오늘 저는 대통령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을 건의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옥 대주교는 “조 전 대표는 검찰개혁이라는 무거운 소명을 짊어졌고 그 과정에서 적잖은 정치적 고초와 법적 책임을 떠안게 됐다”며 “그러나 많은 국민은 그에 대한 처벌이 엄정한 정의라기보다는 검찰독재의 시작점이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은 단순한 사법피해의 회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갈라진 마음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한 통합의 발걸음을 내딛는 상징이 될 수 있다”며 “대통령님의 통합적 리더십 안에서 이러한 결단이 내려진다면 많은 국민이 정치가 갈등을 넘어 화해와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실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종교계에서는 최근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최근 대통령실에 이 대통령에게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우스님은 청원서에서 “부처님의 대자대비 정신을 따라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과 복권을 간절히 청한다”며 “조국이 하루빨리 가족과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대통령님과 함께 진정한 국가 혁신의 길에 동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도 이달 초 대통령실에 전달한 서한에서 “대통령님께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한다면 조국은 이재명 정부를 위해 힘을 모을 것으로 믿으며, 이는 곧 국민 대통합의 상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표와 그의 가족은 이미 죗값을 혹독하게 치렀다”며 사면을 건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9일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조 전 대표를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법학 교수 34명이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복권 탄원서를 대통령비서실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적으로 ‘사면’ 또는 ‘특사’라고 불리는 특별사면·복권·감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법무부 장관이 상신하면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 특별사면은 형의 선고가 확정된 특정인에 대해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 선고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조치다.

지난해 12월4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

대통령실은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대선 후보를 내지 않고 일찌감치 이 대통령을 지지하며 진영 결집에 역할을 했던 만큼, 사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망한 일부 범여권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사면 시엔 국민의힘 등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경쟁도 불가피해진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전날(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각 종교의 종교인들이나 시민 사회를 대표하는 각계각층에서 조국 전 대표의 사면 요구하는 탄원서가 접수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정치인 사면에 대해 검토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자녀 입시 비리 및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혐의 사건 등으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아온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으로 하급심 판결이 확정됐다. 조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았고, 2심은 1심의 판단을 유지해 항소 기각했고,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단 및 형량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확정됐다. 이후 지난해 12월16일 수감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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