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 변신 류승룡… '파인: 촌뜨기들'의 캐릭터 플레이쇼

2025. 7. 29. 09:1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
류승룡 중심으로 흘러가는 캐릭터 플레이쇼 향연
배우 류승룡의 연기 변신과 강윤성 감독의 캐릭터 플레이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배우 류승룡의 연기 변신과 강윤성 감독의 캐릭터 플레이가 만나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16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은 웹툰 '미생' '내부자들'을 만든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1977년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 서로를 속이고, 서로에게 속는 이야기를 담았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파인: 촌뜨기들'은 공개 2일 만에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 한국 1위를 기록했다. OTT 검색 업체 키노라이츠에서도 전체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그간 장르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강윤성 감독이 '카지노' 이후 드라마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일찍이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과 '무빙'의 류승룡이 만났기 때문에 이들을 향한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류승룡은 극 중 특유의 카리스마와 유머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악역을 선보인다.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무빙'으로 친근한 이웃의 이미지로 사랑받은 류승룡은 의뭉스러움으로 가득 찬 악인으로 또 다른 연기를 펼친다.

보물을 욕망하는 악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파인: 촌뜨기들'은 케이퍼 장르로도 분류된다. 각자 다른 배경과 능력을 지닌 촌뜨기들이 하나의 목표로 뭉쳤고 류승룡은 이들의 리더 오관석을 소화한다. 이 과정에서 류승룡은 전작들과 달리 서늘한 눈빛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을 채운다. 특히 오관석의 철저하고 집요한 면모는 이야기의 긴장감을 도맡는다.

강윤성 감독의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한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입체적인 조연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른바 '캐릭터 플레이 쇼'다. 앞서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장첸(윤계상) 강해상(손석구) 등 빌런들이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며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이는 강 감독이 악역까지도 입체적으로 그려내면서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는 연출가이기에 가능했던 지점이다.

특히 이번 신작은 강 감독의 이러한 연출력이 한층 더 진화한 작품으로 보인다. 강윤성 감독은 전작 '카지노'를 통해 다양한 인물군이 얽히는 서사를 담아냈다. 당시 최민식 이동휘 손석구 이혜영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모여 입체적인 인간 군상을 만들었고 높은 몰입감을 자아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수의 캐릭터가 각각 뚜렷한 동기와 서사를 지닌 채 움직이는 구조는 '파인: 촌뜨기들'에서도 이어진다. '파인: 촌뜨기들'에서도 류승룡을 중심으로 양세종 김의성 임수정 정윤호 김종수 등 다수의 배우들이 각각의 캐릭터로 출연하며 '촌뜨기'라는 타이틀 안에 서사를 펼친다. 이들의 공조가 탄력을 받을수록 후반부 전개는 더욱 풍성해진다. '카지노'가 그랬듯 강 감독 특유의 현대 사회의 일면을 풍자하는 장치들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류승룡은 전작 '극한직업'에서는 허당 형사, '7번방의 선물'에서는 진중한 연기를 선보이며 국민 배우가 됐다. 전작들과 전혀 다른 류승룡의 악역 연기는 '파인: 촌뜨기들'만의 아우라를 형성해 작품 전체를 아우른다. 특히 코미디와 스릴러의 밸런스도 좋다. 류승룡과 그의 조력자인 양세종의 티키타카는 분위기 환기 이상의 역할을 한다.

'파인: 촌뜨기들'은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욕망이 가득한 소시민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K-오리지널 시리즈의 강점을 두루 갖췄다. 신안이라는 공간의 설정 또한 사실감을 살리며 한국적인 정취를 고조시킨다. 여기에 각 캐릭터의 탐욕스러운 행보들은 장르적 쾌감으로 이어진다. 강 감독은 캐릭터 하나하나에 명확한 동기와 상처, 목표를 부여해 몰입도 높은 인물들을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각 배우의 특기와 톤이 극대화되며 '잘 만든 팀플레이'가 빛을 발한다. 가령 정윤호는 그간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등장마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형적인 선악 구도가 아닌 지점에서 강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개성 연기가 맞물려 탄탄한 몰입감으로 이어졌다. 여러 시너지가 더해진 '파인: 촌뜨기들'이 K-장르물의 세계 확장까지 이끌어낼지 기대감이 높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