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비상계엄 ‘위자료’

권혁범 기자 2025. 7. 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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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비상계엄 트라우마를 겪는 시민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이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시작됩니다.

법무법인 진심 류제성 변호사는 시민 2732명을 원고로 모아 윤 전 대통령을 피고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다음 달 청구할 예정이라고 28일 알렸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10만 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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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계엄을 저지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12·3비상계엄 트라우마를 겪는 시민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위자료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이 부산 울산 경남에서도 시작됩니다. 이른바 ‘내란 위자료 소송’. 유례를 찾기 어려운 종류의 집단소송입니다.

법무법인 진심 류제성 변호사는 시민 2732명을 원고로 모아 윤 전 대통령을 피고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다음 달 청구할 예정이라고 28일 알렸습니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으로 부울경 시민이 정신적 피해를 봤으니 마땅히 배상하라는 겁니다. 계엄 이후 체포영장 집행 불응 등 윤 전 대통령이 보인 초법적 행태가 시민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는 이유도 포함됐습니다. 1인당 청구액은 1만 원으로 상징성만 담았습니다. 소송비용은 1000원. 재판에서 이겨 위자료를 받게 된다면 공익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이미 며칠 전 같은 취지의 판결이 선고된 적 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10만 원을 배상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계엄에 따른 시민 피해와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첫 판결이죠.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가 실체적·절차적 하자로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시민의 손해와 비상계엄 간 인과관계를 분명히 인정했죠. 재판부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그 일련의 조치를 통해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를 마비시키고 국민의 생명권과 자유, 존엄성을 유지해야 하는 대통령의 임무를 위배했다”며 “비상계엄 조치로 대한민국 국민인 원고들이 공포 불안 좌절감 수치심으로 표현되는 정신적 고통 내지 손해를 봤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이 사건 비상계엄과 그 후속 조치는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하는 원고들에 대해 민법 제750조에서 규정하는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기본권을 제한당한 국민이 공포와 불안, 좌절과 수치를 겪을 것을 알면서도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는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액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해야 한다”며 “적어도 원고들이 구하는 각 10만 원 정도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수많은 사유를 참작하더라도, 국민이 당한 피해에 1인당 10만 원 정도 배상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 판결을 선고한 이 부장판사는 이달 말 정년 퇴임합니다. 판사가 정년을 채우고 법복을 벗는 건 매우 드문 사례인데요. 아무튼, 퇴임 직전 내린 판결이 사회에 미칠 파장을 충분히 고려해 심사숙고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다음 달부터 부산에서 진행될 소송은 원고 수가 이번에 선고된 재판의 26배를 넘습니다. 따라서 1인당 청구액은 10분의 1이지만, 청구 총액은 훨씬 많습니다. 상징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죠. 첫 판결 이후 추가로 소송에 참여하려는 시민도 줄을 잇습니다.

물론 이번 판결이 항소심 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유지될지, 부산 법정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올지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다만, 위자료 액수가 달라질지언정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한 판단은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만 해도 갑남을녀 국민이 참여한 집단소송은 목적을 달성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만약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이뤄지면 윤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최근 관보에 공개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재산은 79억9115만 원. 이 가운데 윤 전 대통령 본인 재산은 예금 6억9369만 원입니다. 어떤 결말을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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