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이 원고를 써달라고 했다 [기자의 추천 책]

문상현 기자 2025. 7. 2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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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소통, 손 글씨, 심지어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까지 기술에 의해 매개되면서 우리는 실제 경험으로부터 멀어진다. 책은 디지털 기술 발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어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챗지피티가 쓴 글의 일부다.

책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입력하고 리뷰해달라 했더니, 1초 만에 A4 용지 한 쪽 분량의 글을 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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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멸종〉
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어크로스 펴냄

“대면 소통, 손 글씨, 심지어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까지 기술에 의해 매개되면서 우리는 실제 경험으로부터 멀어진다. 책은 디지털 기술 발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어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챗지피티가 쓴 글의 일부다. 책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입력하고 리뷰해달라 했더니, 1초 만에 A4 용지 한 쪽 분량의 글을 써줬다. 나는 책을 다 읽기도 전에 ‘기자의 추천 책’ 원고 하나를 만들어냈다.

최근 서울에 놀러 온다는 취재원이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그동안 식당에 들어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금방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 늘 맛집 앱이나 포털 리뷰를 통해 평점을 확인하고 식당을 결정해왔다.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들어가 “그 글이 맞았네!” 하고 나온 게 끝이었다. 지나치다 그냥 들어가 의도치 않게 새로운 곳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맛본 경험이 언제인지 생각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추천해줄 만한 기억이 남았을 리 없다.

인간의 인생 첫 번째 선생님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엄마, 아빠 얼굴보다 자신을 촬영하는 스마트폰을 더 가까이서 보고 자란 아이들이, 작은 손가락으로 태블릿 화면을 힘차게 밀며 세상을 배운다. 더 이상 실패할 일도 없고 안정적인 선택지를 넘치듯 받아들일 수 있지만 경험을 통해 새로움의 충격을 받는 일은 줄어들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불편함과 함께 인간의 조건이 되는 현실 세계의 경험들까지 제거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를 ‘경험의 멸종’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기술 발전의 이면을 경고하는 많은 책 중에서도, ‘경험’이란 렌즈를 통해 철학적으로 바라보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문상현 기자 mo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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