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의 전쟁-(1편)‘금연구역’ 무용지물 연 4.5조개 버려져…해양오염은 물론 화재·수해 원인 꼽혀 "남들도 버리는데" 습관적 무단 투기…수거함 부족 지적도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환경오염부터 시민불편 초래, 재난 요인까지. 무심코 길거리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로 인한 피해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꽁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서울 시내 한 빗물받이에 담배꽁초와 낙엽, 쓰레기 등이 버려진 모습. (사진=함지현 기자)
28일 서울시와 환경부, 소방청 등에 따르면 무단투기된 담배꽁초는 화재나 수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지난해말 기준 5480건으로 당시 전체 화재(3만 7614건)의 14.6%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주의로 인한 사망자 66명 중 19명이 담배꽁초로 인한 사망이었다.
빗물받이 주변 담배꽁초 등에 의한 배수로 막힘으로 빗물이 역류해 침수 피해도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하수구에 유입된 담배꽁초는 바다로 흘러가 오염을 유발하고 해양생물을 통해 사람이 섭취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특히 필터(셀룰로스 아세테이트)는 1만 2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자연분해에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담배꽁초는 연간 무려 4조 5000억개가 버려진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2020년 기준) 하루에 약 1246만개, 매년 45억 4115만개가 버려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꽁초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환경부는 폐기물 부담금을 통해 꽁초를 유발하는 담배 제조사에 부담을 지우고 있다. 규모는 연간 850억원 수준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여름 장마기간 동안 담배꽁초 폐기물 등으로 인해 배수로 막힘 등 피해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지자체에 매년 무단 투기 신고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공문도 발송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지자체 차원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847개의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을 설치했고 올 하반기 260개를 추가할 방침이다. 또 청소 공백시간대 쓰레기 처리를 위한 기간제근로자 365청결기동대도 자치구에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일부 자치구에서는 무단투기 상습지역에 무단투기된 담배꽁초를 수거해 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도도 시행 중이다.
다만 일부 정책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는 KT&G와 함께 휴대용 재떨이를 약 7만개 무상보급했으나 냄새 등의 이유로 흡연자들이 이용을 꺼린다고 판단, 보급을 중단했다.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도 역시 일부 자치구의 경우 원래 목적대로 길거리나 빗물받이 등에 버려진 꽁초가 아닌 재떨이에서 꽁초를 가져와 보상을 요구하는 등의 사례로 인해 효과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곳도 있다.
결국 궁극적으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담배꽁초 문제 해소를 위해 자치구와 협업해 청소나 수거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결국 인식개선이 필요한 만큼 하반기에는 담배꽁초를 비롯한 일회용 쓰레기 무단투기에 경각심을 울릴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