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아버지 뭐하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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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뭐하시노?' 2001년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손꼽히는 장면 중 하나에 나오는 대사이다.
성적이 안 좋은 학생들을 교탁 앞으로 불러낸 선생님은 아버지 직업을 물으며 "그렇게 힘들게 일해서 공부시키는데, 너는 왜 이 꼬라지냐"며 차례대로 뺨을 후려친다.
영화에서 아버지의 직업을 내뱉어 버린 준석이 그 길로 교실을 박차고 나가버린 것처럼 새 학년이 되면 등교하기 싫은 학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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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뭐하시노?’ 2001년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손꼽히는 장면 중 하나에 나오는 대사이다. 성적이 안 좋은 학생들을 교탁 앞으로 불러낸 선생님은 아버지 직업을 물으며 “그렇게 힘들게 일해서 공부시키는데, 너는 왜 이 꼬라지냐”며 차례대로 뺨을 후려친다. 마지막 준석(유오성 분)이 차례. 선생님이 다그치자, 준석은 ‘건달’이라고 대답한다. 순간 어이없어하는 선생의 주먹과 발길이 준석의 몸으로 쏟아지고, 준석은 반항하듯 교실을 뛰쳐나간다.
아버지 직업을 왜 묻지? 요즘 인식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 설정이지만,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면, 예전에는 학교에서 그랬던 때가 있었다. 가장 곤혹스러웠던 일은 가정환경 조사를 한다고, 부모 직업은 물론이고 집이 자가인지, 전세나 월세인지, TV나 냉장고, 전화기 등 고가의 가전제품이 있는지도 묻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부모의 학력도 조사했다.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당연히 숨죽이며 움츠러드는 학생이 생겼다. 영화에서 아버지의 직업을 내뱉어 버린 준석이 그 길로 교실을 박차고 나가버린 것처럼 새 학년이 되면 등교하기 싫은 학생도 있었다. 본인이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가정환경이 본인 탓도 아닌데,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형편 때문에 늘 주눅 들어있던 학생에게는 피멍 같은 울화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이 바뀌어 요즘은 가정환경 조사나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고, 거부감 큰 민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력 채용 과정에서 부모의 직업과 직위, 출신 지역 등 직무와 관계없는 정보를 수집한 일로 기업이 과태료 처분을 받는 일도 있으니, 격세지감이다.
그런데 최근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자체가 카드 색상을 달리하거나 금액을 명기해 취약계층 여부를 노출토록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이 ‘인권 감수성이 매우 부족했다’고 질타하자, 부랴부랴 애꿎은 공무원들을 투입해 카드 색상을 통일하거나 금액을 가리는 후속 조치를 취했다. ‘아버지 뭐 하시노’라는 하등 불필요한 물음처럼 공급자 중심의 행정편의주의가 또 한 번 민심을 멍들게 했다고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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