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제주 세대 갈등 ‘시한폭탄’

김정호 기자 2025. 7. 28. 22:4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30대 결혼 꺼리고 출산도 망설여
노인은 황혼양육-청년은 부양비 걱정
AI로 생성한 이미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베이비붐 세대는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제주도가 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대 갈등과 마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은 '최근 제주지역 저출산 특징, 원인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세대 갈등에 대비한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는 2015년부터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출생아는 수는 5600명에서 지난해에는 3200명으로 9년 사이 42.9%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도 1.48명에서 0.83명으로 크게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저출산은 혼인 감소로 인한 미혼여성 비율 증가와 기혼 여성의 무자녀 비중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일하는 여성의 경우 자녀 수 감소가 도드라졌다.

미혼의 대표적 사유는 결혼 자금 부족, 양육부담, 고용불안이 주를 이뤘다. 기혼 여성의 경우 일가정 양립과 주거비용 부담, 교육비 지출 등에 대한 걱정이 컸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친정이나 시댁의 육아 도움을 받는 이른바 '부모찬스'에 유리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손자·손녀 육아 과정에서 오해가 쌓이고 부부 싸움으로 확산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황혼육아'를 부담스러워 하는 할머니·할아버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황혼육아는 고령의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사회적 현상이다. 맞벌이 부부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조부모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고부·장서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연구진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단순히 가정 내 다툼을 넘어 세대 간 갈등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치관은 물론 노년 부양비에 대한 인식의 격차가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제 제주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의 65세 이상 고령층 진입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청년들이 부양 부담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에 대비한 출산 지원과 주거 지원, 고용 유지, 일가정 양립 등 일관적이면서 지속적인 정책 추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저출산과 고령화는 지역에 또다른 악역향을 미치는 잠재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청년층과 고령층 간 세대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