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테슬라와 23조원 규모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

최민지 기자 2025. 7. 2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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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 파운드리 사업 ‘전환점’ 주목…주가 11개월 만에 7만원대로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계약을 따냈다. 만년 적자에 시달리며 한때 분사설까지 나왔던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 파운드리 사업이 낮은 수율(양품 비율) 문제 등을 딛고 오랜 부진에서 벗어날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번 수주 소식을 업고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7만원 선’을 약 11개월 만에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28일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기업과 22조7647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총매출액 300조8709억원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단일계약 중 가장 크다. 계약 기간은 지난 24일부터 2033년 12월31일까지 8년5개월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고객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계약 상대와 구체적인 계약 조건 등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삼성과의 계약 사실을 직접 알리면서 상대가 밝혀졌다.

머스크 CEO는 엑스에 “삼성의 새로운 대규모 텍사스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계약의 전략적 중요성은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적었다.

‘AI6’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이다. 테슬라 차량의 완전자율주행(FSD)은 물론 휴머노이드 로봇, 슈퍼컴퓨터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머스크 “165억달러는 단지 최소액일 뿐”

AI6 칩의 구체적인 생산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앞서 전 세대인 ‘AI5’ 칩이 2026년 말부터 양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는 현재 삼성전자가 AI4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만 업체 TSMC가 AI5 칩을 먼저 대만에서 생산한 뒤 향후 미국 애리조나에서 제조할 것이라고도 적었다.

나아가 머스크는 “(계약 규모인) 165억달러는 단지 최소액이다. 실제 생산량은 몇배 더 높을 것 같다”는 글을 추가로 남기며 최종 거래 규모가 계약 규모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까지 시사했다.

테슬라와의 이번 계약으로 오랜 시간 고전해온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날개를 펼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파운드리 부문은 2022년부터 낮은 수율과 발열 이슈 등으로 대형 고객사 확보 등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며 매 분기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해왔다.

현재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8%로 업계 1위인 TSMC(67%)에 크게 뒤처지며 격차가 벌어지는 상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와의 계약만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오랜 부진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번 대규모 수주를 잘해낸다면 삼성의 공정, 양산 능력 등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결국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수주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파운드리 수주 성공이라는 낭보에 주식시장은 들썩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3%나 뛰어오른 7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만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초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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