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12년 만에 돌아온 경기도 감액추경 위기
2013년 SOC 줄줄이 연기… ‘허리띠 졸라매던’ 악몽 시험대
목표액 43.6% 징수 ‘역대급 결손’
하반기 취득세 감소 심화 전망도
당시 무상급식 등 도비 매칭 차질
내년 지방선거 국면까지 영향 이목

민생 회복 소비 열기 속, 이를 뒷받침하는 경기도 곳간엔 12년 만에 감액 추경(본예산을 감액해 편성하는 추가경정예산)을 예고할 만큼(7월18일자 1·3면 보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김동연 도지사 역시 줄곧 ‘확장 재정’ 기조였지만 이런 의지가 무색하게 세수 상황이 갈수록 악화돼서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로 올 하반기 세수 결손이 더 커질 전망인데, 이 같은 도의 재정 위기가 내년 지방선거 국면까지 영향을 미칠지 등에도 이목이 쏠린다.
■ 역대급 세수 결손, 바로 올해
28일 도에 따르면 올 6월까지 도세 징수액은 7조228억원으로, 도가 올해 목표한 징수액의 43.6% 수준이다. 그간 ‘역대급’ 세수 결손으로 분류됐던 지난해 6월 도세 징수액은 7조505억원이었다. 올해가 더 최악인 것이다. 새 정부 출범은 이런 상황 속 여러 변수로 작용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비용을 추가 마련해야 했고,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기도의 주요 세원인 부동산 취득세 징수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특히 하반기 취득세 감소 전망이 경기도로선 가장 우려스러운 점 중 하나다. 취득세는 경기도가 걷는 지방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성상 부동산 경기 흐름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데, 2022년 이후 부동산 구매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도의 세수 절벽이 가팔라졌다. → 표 참조

지난 2022년 6월 기준 4조7천285억원이었던 취득세는 2023년 3조8천659억원, 2024년 3조7천456억원, 올해 3조6천160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 여파로, 하반기 주택 매매 거래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곧 도의 취득세 징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도가 12년 전 이례적인 감액 추경을 단행했을 당시에도, 원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 감소였다. 2013년 6월 말 기준 취득세 징수액은 1조8천억원 가량으로, 목표치였던 4조741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 점이 결국 IMF 외환위기 이후 첫 감액 추경이라는 역사를 남겼다.
■ 12년 만에 감액 추경 단행되면 여파는
지난 2013년 감액 추경 당시, 재정 결함이 1조511억원에 이르렀던 도는 많은 분야에서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었고 후폭풍이 거셌다. 각종 SOC 사업들은 줄줄이 뒤로 밀렸고,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들조차 대부분 도비를 매칭하지 못해 차질을 빚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분담하는 일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통상 각종 재정 수요가 많아지는 지방선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난 일이라, 지역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컸다. 도의회 야당이었던 민주당에선 감액 추경 심의를 거부하는 움직임마저 일었다. 지방채 발행 필요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당시 도지사였던 김문수 전 도지사는 “지금 빚을 내면 후대에 곱빼기 빚을 떠넘기게 된다”며 회의적이었다.
그리고 12년 만인 지금 역시, 도는 지방채 발행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미 올해 1차 추경을 하며 1천억원의 지방채를 끌어다 쓴 점 등 때문이다. 도는 올해 본예산과 1차 추경에 김 지사의 역점 사업에 힘을 실었다.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시점인 만큼 곳곳에서 재정 반영 수요가 높아진 점 등도 무관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차 추경에서 도는 SOC 사업에 1천53억원, The(더) 경기패스에 144억원을 편성했다.
원래대로라면 2차 추경을 통해 역점 사업에 대한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지만 사업비 유지는커녕 감액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내년 본예산 편성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12년 전처럼 도의회 설득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도의회는 감액 추경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성환(민·파주2) 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은 “불필요한 사업은 사실 미리 정리했어야 했다. 발등에 불 떨어지니 처리하는 것인데, 이러다 보면 꼭 필요한 사업들이 사라질 수 있다”며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정 수요가 상당히 있을 텐데, 감액 항목을 면밀히 살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사업 기간 대비 집행률이 떨어지거나 중복되는 사업들, 시급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사업들을 중심으로 감액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필요하지만 본예산에 담지 못했던 것들은 증액 조정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새로운 사업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김태강·한규준 기자 thin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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