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35℃… 쪽방촌 주민에 ‘무더위 쉼터’는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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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상담소에서 운영하는 무더위쉼터가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운영시간 이후에는 다시 무더위와 싸워야 해서 아쉬워요."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위치한 쪽방촌 '괭이부리마을' 주민들은 오전 일찍부터 쪽방촌 상담소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로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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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야간은 찜통서 버텨 “열대야만이라도 연장 운영했으면”

"쪽방촌 상담소에서 운영하는 무더위쉼터가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운영시간 이후에는 다시 무더위와 싸워야 해서 아쉬워요."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위치한 쪽방촌 '괭이부리마을' 주민들은 오전 일찍부터 쪽방촌 상담소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로 모여든다.
38℃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이어지며 28일 쪽방촌을 찾은 기자의 몸에서도 땀이 비 오듯이 흐른다. 대부분이 고연령층인 쪽방촌 주민들은 폭염이 지속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더위쉼터에는 더위를 피해 모여든 주민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70대 노인은 "쉼터를 운영해 줘 가장 뜨거운 낮에는 더위를 피할 수 있어 너무 다행이고 좋다"며 "이곳에 있는 시간에는 시원하게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삼계탕을 나눠 주는 날도 있고, 간식이나 선풍기 나눔도 있어서 생활하는 데 큰 도움이 돼 여름을 견딜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쉼터가 문을 닫는 오후 10시 이후에는 다시 찜통 같은 쪽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부분 주민들은 10시 이후에는 어떠한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냥 버틴다"거나 "이제는 익숙해져서 괜찮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쉼터를 나와 쪽방이 밀집한 골목에 들어서자 빈집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쪽방 중에는 에어컨이 설치된 곳도 있지만 많은 집들은 선풍기 한 대로 폭염을 견디고 있었다.
쪽방촌에서 만난 한 노인은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밤이면 숨이 막힐 정도로 습하고 더워도 선풍기로 겨우 버틴다"며 "그래도 햇살이 뜨거운 낮보다는 밤이 선선한 편이어서 견딜 만하지만, 무더위쉼터가 밤에도 운영했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쪽방촌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아무래도 쪽방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노인이다 보니 에어컨이 있다고 해도 전기세 부담으로 잘 켜지 않는다"며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자칫 전기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낮에는 무더위쉼터로 향하지만 밤 시간대가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노인들과 달리 젊은층에 속하는 50대 주민들은 비용 부담에도 에어컨을 켜고 여름을 보낸다고 한다.
그는 "에어컨이 설치된 주민은 쉼터보다는 집에 머물며 시간을 보낸다"며 "전기요금이 부담되지만 쉼터보다는 집이 편해 에어컨을 틀고 지낸다"고 했다.
매년 여름이 오면 인천시와 많은 시민단체에서 쪽방촌에 쌀과 생수, 냉방용품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거주 환경이 구조적으로 취약해 쪽방촌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위협적인 계절이다. 낮 동안에는 무더위쉼터를 통해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오후 10시 이후에는 각자 무더운 방에서 열대야와 싸운다. 최소한 열대야가 예고된 날만이라도 무더위쉼터가 열렸으면 하는 게 주민들의 바람이다.
하민호 기자 hm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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