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이틀 앞 전사 故 윤재관씨 72년 만에 ‘딸 품으로’
강진 출신…6·25 발발 1952년 8월10일 징집
1953년 철원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서 전사
향년 26세…유가족에 ‘호국의 얼 함’ 전달
유해는 향후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예정

28일 오후 3시께 광주 남구 노대동 한 아파트에서는 고(故) 윤재관 이등중사(현 병장)의 유품과 신원확인서를 유가족에게 전달하는 ‘호국영웅의 귀환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 대표인 딸 윤금순씨를 비롯해 이근원 국유단장, 박정환 광주 남구 부구청장, 7·31사단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국유단은 고인의 참전 경위와 유해 발굴 과정을 설명한 뒤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이 함에는 고인이 참전 당시 사용했던 박스형 버클, 미군 별 문양 단추, 길쭉한 일자형 군장 고리 등 유품과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가 담겼다.
함을 전달받은 유가족은 눈시울을 붉히며 故 윤 이등중사의 참전 경로가 담긴 문서를 꼼꼼히 살폈고 단정히 정리된 유품을 조심스레 손으로 어루만졌다.
딸 윤금순(73)씨는 “갓난아기 때 징집되셔서 아버지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렇게라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자녀들과 손주들을 보니 젊은 나이에 아내와 어린 자식을 두고 전장에 나서신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 가슴이 미어진다”고 울먹였다.
국유단에 따르면 故 윤 이등중사는 1927년 강진에서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결혼 후 가정을 꾸렸으나, 6·25전쟁 발발 이후 1952년 8월10일 징집돼 군에 입대했고 곧바로 전선에 투입됐다.
입대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등중사로 진급한 그는 1953년 7월15일부터 23일까지 강원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벌어진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 참전했다.
이 전투는 국군 제7·11사단이 중공군 4개 사단의 공세를 막아낸 뒤 반격으로 전환해 전선을 안정시킨 치열한 고지전이었다. 故 윤 이등중사는 이 전투에서 치열하게 싸우다 정전협정 체결 불과 이틀 전인 1953년 7월25일 향년 26세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해 11월 강원 철원군 주파리 일대에서 당시 7사단 소속 대대장이 비무장지대(DMZ) 순찰 중 철모를 발견하면서 해당 지역 수색으로 발굴됐고, 앞서 2009년 고인의 딸 윤금순씨로부터 채취한 유전자 시료와의 대조를 통해 지난 6월10일 국유단은 유해의 신원을 故 윤 이등중사로 최종 확인했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헌신한 분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들의 유가족께는 늘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애도했다.
한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총 258명의 국군 전사자 신원을 확인해 유가족에게 인계했다. 故 윤재관 이등중사는 그 가운데 258번째로 조국의 품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으며 유해는 유가족과의 협의를 거쳐 추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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