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가해자 구속률 3%뿐…피해자, 누가 보호하나
경찰, 재범 위험성 평가 지시
의정부 사건 미적용…후속 범죄 발생
“스토킹 처벌, 중대 범죄보다 낮아”

스토킹 범죄로 신고 당한 피의자가 신고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피의자 구속률은 3%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이 스토킹 혐의 피의자 신청 시 구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도록 지시했음에도 후속 범죄가 발생해 피해자 보호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의정부시 용현동 한 노인보호센터에서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던 50대 여성 A씨가 흉기에 찔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인 60대 남성 B씨는 수락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3월, 5월, 7월 세 차례 B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으나 결국 살해당했다.
특히 7월에는 B씨가 A씨의 집까지 찾아가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나 경찰은 B씨가 동종범죄 전과가 없고 혐의를 인정한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대신 경찰은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잠정조치를 신청했으나 검찰은 "스토킹 행위가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스토킹 범죄로 신고 당한 피의자는 8761명이다.
이중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에서 발부한 피의자는 288명으로 3.2%다.
연도별로 ▲2022년 2399명 중 90명(3.7%) ▲2023년 2987명 중 77명(2.5%) ▲2024년 3375명 중 121명(3.5%)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기존 10만원 이하 벌금이었던 스토킹 범죄 처벌이 최소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됐다.
이후 스토킹 관련 신고는 연도별로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18일 각 경찰서에 스토킹 혐의 피의자 영장 신청 시 구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도록 지시했으나 이번 사건에서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지침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시 해당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범 위험성 평가는 각 시·도경찰청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들을 활용해 스토킹 피의자와 면담 등을 통해 재범 위험성을 판단하고 구속 영장 신청서에 적시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21일 대구경찰청은 스토킹 혐의를 받는 10대 남성에 대한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를 구속 영장 신청서에 강조해 구속시킨 바 있다.
이종수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스토킹이라는 범죄의 적용 범위가 넓어 구속률이 낮아보이는 현상이 있다"면서도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 기준이 다른 중대 범죄보다 낮은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찰청에서 재범 위험성 평가를 강조했다는 것은 구속 영장 신청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다는 의미"라며 "재범이 발생했을 때 회복이 어려운 수준의 피해를 겪게 하는 스토킹 범죄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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