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미리보는 2026년 TK 지방선거 <2> 대구, 누가 뛰나

◆대구시장 선거, 춘추전국시대
내년 대구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무주공산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가 20여 명에 달하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특히 국민의힘 전통적인 텃밭답게 야권에서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만 12명에 이른다.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 속에 국민의힘 공천을 받으려는 후보들의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대구시장 출마 예정자가 난립하는 이유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선 도전을 위해 시장직에서 조기사퇴하면서 현직 프리미엄이 사라진 탓이다. 유력한 후보가 보이지 않은 탓도 있다.
우선 국민의힘에서는 현역에서 김상훈(서구)·유영하(달서갑)·윤재옥(달서을)·주호영(수성갑)·추경호(달성군) 의원(가나다순)이 거론된다.
4선의 김상훈 의원과 윤재옥 의원은 지난 지선에서도 하마평에 올랐으나 출마하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대구시장 도전에 소극적이라는 평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두 의원 모두 중앙에서 주요 요직을 맡으며 체급을 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한 바 있는 유영하 의원은 재도전이 점쳐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점이 강점이다. 지난 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유 의원을 지지했던 만큼 이번에도 유 의원이 출마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줄 지 관심사다.
주호영 의원도 자주 거론된다. 국회 최다선(6선)인데다 나이(1959년생) 등을 감안하면 대구시장 출마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주 의원은 TK 최다선인만큼 누구보다 인지도 측면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북 울진 출신인 주 의원은 경북도지사 출마자로도 거론되고 있다. 주 의원은 올 연말께 거취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의 추경호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내란 특검에서 자유롭지 못해 추후 특검 조사 결과에 따라 시장 출마 유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3선 구청장들의 시장 출마는 이미 정가에 파다하게 퍼져있다. 배광식 북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며 이미 시장 출마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얼마 전 대구시 신청사 건립 유무와 시기를 두고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입장을 차례로 표명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배 청장은 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지선 이후로 미룰 것을 주장하고 있고, 이 청장은 바로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의회 최초 연임 의장을 한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도 대구시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국비사업과 TK행정통합과 관련해 국회를 찾아 이에 대해 건의하는가 하면 기획재정부에서 TK 신공항 건설 국비 지원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등 지역 현안을 위해 노력해온데다 3년 동안 시의회를 큰 잡음없이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홍석준 전 의원의 출마도 확실시 된다. 홍 전 의원은 활발한 방송 출연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대구시 경제국장 출신으로 행정에 능하고 방송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구시교육감, 영남대총장, 대구가톨릭대총장을 지낸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도 대구시장 출마가 유력하다.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대선 후보를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총선에서 대구 동구군위을에 출마했던 이재만 전 최고위원도 시장 출마를 위한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이재명 정부와 갈등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경북대 사대영어교육과 출신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출마도 예상된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개혁신당 소속인 조응천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이들 모두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대통합이라는 정치 상황에 따라 출마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조 대표는 6·3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으며 여러 언론 등을 통해 국민의힘과 합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각종 방송을 통해 특유의 정치판세분석과 대안제시가 공감대를 얻으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조 전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출마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6·3 대선의 승기를 몰아 사상 첫 대구시장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현재 지역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 지지율과 호각세를 보이는 만큼 이번 만큼은 대구시장 선거에 첫 '파란깃발'을 꽂으며 '파란'을 일으킬 것이란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행정·입법부에서의 절대 우위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정책과 대구시 현안 사업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인 구애 전략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대구에서 민주당 최초로 수성갑 국회의원을 지낸 김부겸 전 국무총리 추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맡는 등 꾸준히 정치적 중량감을 키워온 김 전 총리가 대구시장에 도전한다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에 도전, 40.33%라는 민주당 후보 가운데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해 당선하기도 했다. 지역 민주당에서는 김 전 총리의 시장 출마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김 전 총리가 지역을 떠난지 꽤 됐는데다 나이(58년생)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홍의락 전 국회의원은 주변에 출마의사가 없음을 밝힌 상태다. 다만 김 전 총리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홍 전 의원이 추대된다면 출마 가능성은 있다. 이외에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강민구 전 최고위원, 서재헌 전 상근부대변인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총리를 제외하고는 무게감과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없어 인재찾기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대구 현안 해결을 위해 민주당 출신 광역단체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민주당에서 어떤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세우냐가 대구시장 선거의 최대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출마자가 난립하는 만큼 어떤 후보가 공천을 받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 말했다.
◆기초단체장 선거, 9개 중 3~4개 단체장 교체 가능성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는 큰 변화가 감지된다. 9개 구군 단체장 가운데 3~4개 단체장의 교체 가능성이 있다.
서구와 북구, 달서구는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현직 단체장이 출마할 수 없다. 여기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잦은 결근으로 구정 공백 논란을 빚고 있는 윤석준 동구청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이에 이들 선거구는 현직 시의원 뿐만 아니라 부구청장, 전직 구청장 등 고위공무원들의 출마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달서구에는 김용판 전 국회의원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지며 지역민, 지역 인사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출판기념회를 연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 나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달서구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라 애정이 크다"고 말한 바 있다.
동구의 경우 윤 전 청장에 대한 구민들의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재선 도전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등에 출마했던 후보자들이 대거 도전를 예고,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전망이다.
중구와 남구, 수성구는 현역 단체장이 3선 연임에 성공할지가 관심사다. 특히 수성구의 경우 김규택 전 민선 1, 2, 3기 수성구청장 이후 3선에 성공한 구청장이 없었던 만큼 현 김대권 청장이 3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규하 중구청장과 조재구 남구청장,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모두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행정 경험과 지역 기반 등 현역 프리미엄이 강점이다. 다만 장기집권에 따른 피로감과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변화의 바람은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이들 청장들에 현역 시의회 의원은 물론 지난 선거에서 출마한 이들이 대거 맞설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대구에 편입된 군위는 전·현직 군수 간 리턴매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당선된 현 김진열 군수와 공천에 불복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3선 고지 도전에 나섰다가 패배한 김영만 전 군수가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김 전 군수가 지난해 11월 중앙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복당돼, 리턴매치가 성사될 지 관전 포인트다. 김 전 군수의 지지세가 여전한 만큼 공천을 둔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달성군은 전국 기초단체장 중 최연소로 선출된 초선의 현 최재훈 군수가 재선 도전에 나선다. 현재까지 특별한 경쟁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다 행정력 부재로 인한 잡음도 없는만큼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재선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 대부분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적극적인 후보 물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파란 바람이 불었던 2018년 지선 당시 8개 지역 중 7개 지역에 후보를 내고도 단 1석의 기초단체장 자리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며 기초 단체장 배출에 사활을 걸 태세다.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군은 현재로선 지역 각 지역위원장들이 꼽히는 정도다. 신효철(동구군위갑)·이승천(동구군위을)·최규식(서구)·박정희(북구갑)·최우영(북구을)·이준혁(수성을)·장호열(달서갑)·김성태(달서을)·이준형(달서병)·박형룡(달성군) 지역위원장 등이다.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능력있는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기초단체장 선거는 특히 전현직 대구시의원들의 출마 러시가 예상된다. 기초단체장으로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시의원은 많지 않은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몇 명이 입성할 지 주목된다"며 "재선 단체장들의 3선 도전 성공률이 얼마나 될 지도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박성윤 기자 pk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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