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 GB 거래, 정부 입지 발표 전 '급증'

김두천 기자 2025. 7. 28. 18:3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실련, 15개 신규 산단 후보지 토지거래 분석
정부 발표 전 1년 간 223건 중 149건 창원에서
거래 절반 '산단 후보지 발표 직전' 대거 이뤄져
'명태균 게이트'에서도 언급돼 정치인 연루 주목
정책 결정 투명성과 형평성 부재 등 지적 제기돼

윤석열 정부 때 지정된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거래 절반이 국토교통부의 국가산단 지정 발표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투기 세력의 개발 계획 악용 문제가 제기된다.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는 지난해 검찰 수사에서 정치 거간꾼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회의원 측 인사 투기 의혹으로 언급된 곳이다. 검찰은 올 2월 후보지 정보를 누설하고 땅을 매입한 혐의로 각각 김영선 전 의원과 그의 동생 2명을 재판에 넘겼다. 또한 '김건희 특검' 수사 대상에도 포함돼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8일 윤석열 정부 당시 신규 국가산업단지 지정 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 해제 관련 토지거래내역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서울 사무실에서 'GB 해제 관련 국가산단 토지거래내용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15개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전후 토지거래 내용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창원 의창구(339만㎡ 중 GB 327만㎡), 대전 유성구(530만㎡ 중 427만㎡), 광주 광산구(338만㎡ 중 320만㎡), 대구 달성군(329만㎡ 중 184만㎡)은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으로 GB해제 대상이다. 4곳 지정면적 총 1536만㎡ 중 GB는 82%(1258만㎡)에 이른다. 이 중에 환경보전 가치가 가장 높은 1·2등급지가 절반(51%)을 차지한다.

윤석열 정부 후보지 발표 1년 전(2022년 3월 14일~2023년 3월 14일)부터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내 GB 거래는 223건으로 조사됐다. 이 중 사업 추진이 본격화한 2022년 여름 이후 거래가 187건이었다. GB는 건물 신축, 용도 변경 등이 제한돼 통상적으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인 의창구 동읍과 북면에서 거래 절반이 산단 후보지 발표 직전에 집중됐다. 특히 정부 발표가 있기 1년 전 전체 169건 중 2022년 여름부터 신고된 GB 거래 건수가 149건으로 무려 88%를 차지했다. 사전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시기별로 보면 정부의 공문 발송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후보지 선정 작업에 들어간 2022년 10월에만 33건 이뤄졌다. 이어 경남도·창원시가 후보지 제안서를 제출한 2022년 12월 25건, 2023년 1월 38건, 2월 35건이었다.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 GB 거래 면적과 액수는 각각 35만 4680㎡, 233억 3141만 원(전체 거래 167만 327㎡, 782억 645만 원)이었다. GB 거래 면적은 전체 대비 21%이지만 금액은 30% 규모다.

같은 기간 창원 제2국가산단 후보지 일대 토지거래 건수는 674건, 총 거래면적 85만 3413㎡, 총 계약금액은 782억 645만 원이었다. 거래 건수는 전국 15곳 중 충남 천안(1550건), 경기 용인 이동읍(908건), 경기 용인 남사읍(772건)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창원 제2국가산단 위치도./창원시

창원 647건 중 지분 거래 건수는 198건이었다. 지분매매는 기획부동산 투기 수법으로 꼽히는데 공공개발 발표 직전 집중된 점에서 정책정보 사전 유출, 사적 이익 유착 의혹도 제기된다.

창원지방검찰청 '명태균 게이트' 수사 기록에는 검찰이 명 씨에게 '창원산단 관련 땅을 구매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력 정치인 명단'을 추궁한 내용이 담겼다. 명 씨는 지난해 11월 26일 검찰 조사에서 김종양(창원 의창) 국회의원, 박완수 경남도지사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의 측근이 땅을 샀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같은 명 씨 진술과 관련해 김 의원과 박 지사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경실련은 "4개 국가산단 후보지 GB 토지 거래 비율을 보면 개발 발표 이전부터 보전 지역 내 거래가 집중됐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발표 직전 몇 달간 거래가 급증한 시점은 정부가 자치단체에 국가산단 후보지 추천 공문을 발송한 이후로, 정책 과정의 투명성과 형평성에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산업 효과 없이 투기만 부추기는 신규 국가산단 조성 계획은 전면 재검토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GB 해제 남발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