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서 피어나는 여행의 꽃
① 인천에서 뉴욕까지, 하늘길 위의 고요한 설렘

인천공항은 이별과 만남이 교차하는 영혼의 정류장이다. 이륙을 앞둔 우리는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따뜻한 조식을 나누며 하늘 위 여정을 준비한다. 여유로운 커피 한잔은 앞으로 펼쳐질 여행의 분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듯하다. 이어서 긴 비행은 마치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의식처럼 펼쳐진다. 비행기 안, 스크린 속 영화들이 지나가고, 음악은 낯선 하늘에서 마음의 여백을 채워준다. 뉴욕까지 가면서 기내식은 2끼, 그리고 햄버거 간식까지 친절하게 먹여준다. 그것은 배고파서 먹는 음식이 아니다. 긴 여행을 위한 음식이다. 그래서 비행기 안에서의 음식은 배를 채움이 아니라 기다림의 또 다른 여백처럼 다가왔다.
14시간을 지나, 마침내 뉴욕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긴 안도의 한숨이 불안함과 두려움을 지워 버리고 마음속에 평안이 찾아온다. 먼 길을 찾아 미국 동부에 도착한 것이다. 청교도들은 이곳에 신앙의 자유를 찾아왔고 지금의 여행객들은 자신을 찾으러 오는지도 모른다.
뉴욕 이곳은 세계의 심장이며, 다양한 사람과 문화가 숨 쉬는 도시이다. 케네디 공항의 입국 심사대에서의 긴장, 짧은 대화, 그리고 아내의 재치는 우리 부부의 여정을 더욱 생생하게 만든 첫 장면이었다.
뉴욕 케네디 공항에 입국 심사하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아내와 함께 입국심사를 기다리는데 다른 사람들의 줄은 빨리도 줄어드는데 우리들이 선 줄은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 앞에 있는 여행객이 입국 심사를 하는데 한 참이나 붙잡혀 있다.
순간 우리 부부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아내는 불안한지 다른 줄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끝까지 기다려 입국 수속을 했다. 입국 심사위원은 중년의 여성인데 몇 가지 물어 본다. "어디로 여행 가느냐?" "미국은 몇 주를 체류하느냐 묻길래 간단히 대답을 했다. 갑자기 심사위원이 "돈은 얼마 가져왔느냐?" 묻는다. 순간 당황이 되었다. 우리 부부는 달러 현찰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국 심사 위원은 종이와 볼펜을 주면서 얼마의 달러를 가지고 왔는지 적으라고 한다. 그때 아내가 순간적으로 기치를 발휘했다. 갑자기 카드를 꺼내 보여주었더니 입국심사 위원은 우리 부부를 통과 시켜주었다.
공항 밖에서 기다리던 큰사위 내외도 보스턴에서 뉴욕 공항까지 달려와 오랜 시간을 기다렸을 것이다. 가족의 품에 안기던 그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어찌 막을 수 있으랴. 뉴욕의 첫인상은 불안에서 평안으로, 염려에서 감사로 바뀌었다.
뉴욕의 하늘은 낯설었지만, 가족의 품은 여전히 따뜻했다.
눈물로 껴안은 재회, 뉴욕 공항에서의 만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뉴욕 케네디 공항에서 큰사위와 딸을 만났던 바로 그 장면이다.
여행이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앞으로 낮설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것이다.
공항의 낯선 공기, 긴장 속 입국 심사, 그리고 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품. 그 순간 눈물이 났던 이유는, 단지 수속 절차나 피로 때문이 아니라 사랑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우리 마음을 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리적인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도 이겨내며 살아간다.
그래서 그 눈물은 고생의 끝이 아니라 사랑의 확인이었고, 기다림의 열매였고 감사의 기도였다.
"아무리 멀고 낯선 땅이라 해도, 사랑이 기다리는 곳은 집이 되고 안식처가 된다."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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