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 곳 아니다”…포천 이주노동자 숙소에 청소년들 분노
불법기숙사 철거·주거권 보장 촉구
“사람 살 수 없는 공간에 방치” 비판
“이주민도 사람답게 살아야” 강조

28일 오후 5시, 수도권 청소년들이 포천시청 앞에 모였다.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청소년 직접행동' 소속 중·고등학생들은 이날 '이주노동자 주거권 보장을 위한 청소년 행동'을 주제로 집회를 열고, 불법 건축물 형태의 기숙사 철거와 안전한 숙소 마련을 요구했다. 청소년들이 이주노동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집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자들은 "수십 년간 정부와 지자체가 불법 숙소 문제를 방치해왔다"며 "사업주 이익만을 고려한 행정이 노동자의 권리를 외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의 책임도 함께 거론했다. "불법 숙소 사업장에 이주노동자를 배치하면서 문제를 사실상 묵인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 앞서 청소년들은 오후 1시부터 포천 지역 채소농장을 찾아 이주노동자의 숙소를 직접 확인했다. 이들은 대부분 숙소가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불법건축물이었다고 밝혔다.
한 참가자는 "냉방도, 단열도 안 되는 공간에 사람이 산다는 게 충격이었다"라며 "찜통더위와 냉동창고 같은 추위 속에 방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백영현 포천시장에게 의견서를 전달하고 "불법 숙소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공간"이라며 "포천시가 철저한 점검과 제도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소년 직접행동은 "오늘날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는 '지극히 작은 사람들'"이라며 "이들과 맺는 관계가 우리 사회 정의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주민을 사람으로 대우할 줄 아는 사회만이 내국인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1~2년간 이주노동자 주거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으며, 이번 집회를 통해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의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다.
/포천=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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