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유족 두번 울리는 '2차가해' 막는다

이수민 기자(lee.sumin2@mk.co.kr), 김송현 기자(kim.songhyun@mk.co.kr) 2025. 7. 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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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대형 참사와 사건·사고 피해자들이 겪는 모욕·명예훼손 등 '2차 가해' 범죄에 대응할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이번 조직 구성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족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범죄를 수사할 조직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전국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도 '2차 가해 전담팀'을 편성해 지역별 사건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피해자·유족을 향한 2차 가해 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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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2차가해 수사팀' 신설
이재명 대통령 지시 12일만에
시도 경찰청에 전담팀도 편성
피해자 사생활 왜곡·유포하고
유족 향해 "죽을 만했다" 모욕
사칭·도움명목 사기 등도 해당

경찰이 대형 참사와 사건·사고 피해자들이 겪는 모욕·명예훼손 등 '2차 가해' 범죄에 대응할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피해자와 유족을 향한 비인간적 비난과 조롱은 심각한 인권침해이지만, 그동안 이 같은 행위는 제도적 공백과 사회 전반의 무관심 속에서 사실상 방치돼왔다. 경찰의 이번 대응이 '2차 피해'의 악순환을 끊어낼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에 총경급을 팀장으로 하는 총 19명 규모의 '2차 가해 범죄 수사팀'을 신설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직 구성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족을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범죄를 수사할 조직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국가수사본부에 신설된 팀은 수사지휘계와 수사대로 나뉘어 운영된다. 수사지휘계는 2차 가해 근절을 위한 정책 기획, 법령·제도 연구, 피해자 보호, 불법 게시물 삭제·차단 조치, 시도 경찰청 사건 수사에 대한 지휘·감독 등 업무를 맡는다. 수사대는 2차 가해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를 담당한다.

경찰이 주목하는 범죄 유형에는 명예훼손과 모욕뿐 아니라 협박, 폭행·상해, 사기 등도 포함된다. 피해자 사생활을 왜곡해 퍼뜨리거나 유족을 향해 "죽을 만해서 죽은 것"이라는 댓글을 남기는 행위, 또는 온라인에서 "입 닥치라"는 식의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 등이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피해자를 사칭하거나 '유족 돕기' 명목으로 금전을 갈취하는 행위 역시 2차 가해로 분류된다.

경찰은 전국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도 '2차 가해 전담팀'을 편성해 지역별 사건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이버 범죄 예방 강사를 활용한 교육, 시민 감시단 '누리캅스'와의 협업을 통한 온라인 혐오 게시물 삭제 요청 등 예방 활동도 함께 전개한다. 누리캅스란 불법·유해정보 모니터링과 신고를 위해 경찰에서 위촉한 사이버 명예경찰을 가리킨다.

그동안 경찰은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을 때 비상설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피해자 대상 2차 가해 행위에 대응해왔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후인 올해 1월에도 '여객기 참사 사이버 명예훼손 대응 수사단'을 꾸렸다. 이를 통해 경찰은 온라인 공간에서 '유족들은 세월호·이태원 참사 때도 등장한 배우들이다' 등의 허위사실을 퍼뜨린 유튜버를 붙잡기도 했다. 경찰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검거한 2차 가해자는 48명(지난 3월 기준)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 직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임시 조직에 그쳐 지속적인 수사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에 신설된 상설 수사팀은 만연한 문제로 자리 잡은 2차 가해 행위에 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설 팀이 만들어지면 수사 주체가 명확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처럼 사건이 경찰서별로 분산돼 있던 구조에서 벗어나 일원화된 수사가 가능해지고 수사의 전문성·효율성·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유족을 향한 2차 가해 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유족 등을 대상으로 하는 명예훼손·모욕글을 게시하는 행위가 엄연한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정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2차 가해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지도 관심사다. 현재 2차 가해 범죄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 대법원 판결문 열람 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세월호·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모욕·명예훼손·음란물 유포 사건에서 1심 판결을 받은 피고인 44명 중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2명에 불과했다.

[이수민 기자 /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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