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는 특검, 서늘한 민심…재기와 동시에 ‘사면초가’ 이준석
김건희 특검 李대표 정조준…與 “이준석 체포해야” 주장도
지방선거 반전 꿈 수포로 돌아갈라…개혁신당 ‘전전긍긍’
차가운 민심도 숙제로…개혁신당 지지율 ‘3%대 박스권’에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찬란한 복귀 무대, 그러나 1막 1장 첫 씬부터 위기다.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98% 당심'을 업고 재기하자마자 '김건희 특검' 수사 칼날이 그를 향하기 시작했다. 개혁신당은 정치적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 정가에선 벌써부터 그의 체포동의안 처리 가능성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개혁신당과 앙금이 쌓인 거여가 "이준석 구속"을 외치기 시작하면서다.
이준석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휩싸인다면 그가 그린 개혁의 청사진뿐 아니라 당의 차기 지방선거 전략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개혁신당 지지율이 3%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이 대표와 개혁신당이 '사면초가'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李, 당권 쥐자마자 특검 수사망에…개혁신당 '뒤숭숭'
지난 대선 8.34%의 득표율로 낙선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27일) 98.22%의 득표율로 당권을 잡았다. 압도적 당심을 재확인한 그는 "변화의 길을 모색하겠다"며 당을 넘어 보수, 한국 정치의 대개혁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당초 이 대표는 이날부터 언론 인터뷰 등을 진행하며 '이준석표 개혁안' 구상을 알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돌연 악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갑자기 '김건희 특검'이 이 대표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채널A 유튜브 촬영 중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이날 정치 뉴스는 이 대표의 개혁 구상이 아닌 '이준석 자택 압수수색'으로 도배됐다. 이 대표로서는 당 대표 일정 첫 스텝부터 꼬인 셈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가 끝나고 오늘은 보통 당 지도부의 새로운 운영 계획 등을 논의할 시점인데, 현행범도 아닌 상황에서 이렇게 급작스럽게 압수수색을 진행할 필요가 있느냐"며 "시기가 공교롭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개혁신당도 곧장 입장문을 발표하고 특검을 맹비난했다. 이재명 정부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는 의심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의 무리한 압수수색 때문에 개혁신당 3기 지도부 첫 최고위원회의가 개최되지 못한 점을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치적 의도를 가진 언론플레이, 정치적 망신주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개혁신당 물밑에선 불안감도 감지된다. 특검이 심증이 아닌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를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면, 특검의 다음 스텝은 '이준석 대표 체포영장 청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원대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은 뒤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 창원에 공천 받도록 해줬다는 의혹에 관여됐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전 의원 공천 발표를 앞두고 이 대표와 명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상황이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이 대표를 불러 2024년 총선 때 이뤄진 이른바 '칠불사 회동' 전말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여권 일각에선 그의 체포 가능성도 언급된다. 정청래 의원 등 여권 당권주자와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김건희 특검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를 요구할 경우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가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이 찬성해야 하기에,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당론으로 가결을 밀어붙일 경우 이 대표 체포는 현실화될 수 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시사저널TV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가 되자마자 특검이 그의 집과 의원회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개혁신당으로선 특검 수사가 '날벼락'일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특검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했다는 점이다. 특검이 (이 대표가 공천개입에 관여했다는) 새로운 증거를 확보한 것 아니냐는 심증이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좀처럼 불지 않는 개혁신당 돌풍…지선 반전 먹구름
이 대표와 개혁신당 측은 특검 수사에 맞서 법적, 정치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검 수사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개혁신당 한 핵심관계자는 "이 대표는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졌을 당시부터 연루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왔다"며 "'시한부 수사기관'인 특검의 조급함도 이해하지만 당은 과도한 수사에 더 엄하게,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특검 수사망에 포위된 것은 비단 개혁신당뿐만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더 많은 의원들이 '내란 동조', '공천 개입'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문제는 군소정당인 개혁신당의 '인재풀'과 '조직력'이 거대 야당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검의 강도 높은 수사가 계속된다면 당 지도부는 사실상 이 대표 변호인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당의 개혁 플랜에는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장 차기 지방선거 전략에도 제동이 걸리게 된다. 현재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개혁신당 중량급 인사는 대구시장을 노리는 조응천 전 의원 외 마땅히 없다. 결국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려면 당 지지율이 올라야 한다. 현재 3%대에 머물고 있는 개혁신당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다면 구인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 개인의 정치적 생사와 별개로 개혁신당 '지방선거 돌풍의 꿈'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4~25일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개혁신당은 3.8%로 전주(3.9%) 대비 0.1%p 하락했다. 조국혁신당은 3.5%, 진보당은 1.2%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와 동일한 50.8%를 기록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1.6%p 상승한 29.0%를 기록했다.
조사는 무선 자동 응답 전화 설문 조사로 진행됐다.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각각 5.7, 4.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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