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하다 골든타임 놓칠라"…비긴급 구급차 정부 지침에 경찰 ‘혼란’
비응급일 경우는 우선통행 불가
업체 "현장 확인은 어려울 것"
경찰 "관할 벗어나면 힘들다"

비긴급 구급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현장 지침을 마련(중부일보 7월 28일 3면 보도)했으나, 단속에 나설 교통경찰 사이에서 혼란이 감지된다.
사이렌을 울리며 이동하는 구급차에 대해 전면적인 단속을 진행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자칫 단속이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 내 이송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지를 우려하는 양상을 보인다.
2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16일 지방자치단체 등에 '구급차에 대한 긴급자동차 적용 기준' 지침을 배포했다. 해당 지침은 그동안 논란이 된 비긴급 구급차의 무분별한 긴급 용도 사용을 방지하고자 마련됐다.
구급차는 법상 우선 통행권을 보장받지만, 이 점을 악용해 환자가 차량에 탑승하지 않았음에도 사이렌을 울리며 과속하는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이 적지 않았다. 지난 10일 의정부시에서도 한 구급차가 환자를 태우지 않은 채 사이렌을 켜고 운행하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지침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현장에서의 구급차 확인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데, 다소 모호한 지침에 교통경찰 사이에선 혼란이 감지된다.
구급차의 '긴급한 용도'가 인정되기 위해선 준응급 이상의 환자와 응급의료종사자 등 2명 이상이 차량에 탑승해 있어야 한다. 복지부 지침에 따라 경찰은 현장에서 환자와 의료종사자의 탑승 여부를 확인해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구급차를 확인할 수 없어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될 시에 한해 현장 점검을 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교차로 등에서 갑자기 사이렌을 작동하는 구급차를 멈춰 세운 뒤 에스코트를 요청하고, 이송 병원까지 따라간 뒤 환자 상태가 응급인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구급차가 에스코트를 거부하면 현장에서 환자의 응급 여부를 판단하고, 응급환자가 아닐 시 단속될 수 있다.
특히 교통 상황에 따라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은 데다 의심 정황만으로 위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멈춰세울 경우 환자의 골든타임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도내 한 구급차 업체 관계자는 "사설 구급차의 이송 처치료가 과거와 동일한 수준이라 인건비 충당을 위해 불법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속반을 피해 의심 상황을 피할 방법은 여러 가지라 현장 확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지역 한 교통경찰은 "구급차를 현장에서 멈춰 세우지 않고 병원까지 동행하더라도 관할 밖으로 벗어나면 단속이 어렵다"면서도 "복지부에서 합동점검 협조 공문이 내려온 만큼, 9월부터 비긴급 구급차에 대한 단속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민기자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