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 갈대·물억새 등 몽땅 베어낸 전주시···환경단체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나”

전북 전주시가 시민 항의로 중단했던 전주천 수변 식물 제거 작업을 휴일에 재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8일 성명을 내고 “전주시는 하천의 생태적 가치와 기능을 무시한 채 단편적인 민원 해결을 명분으로 무차별적인 제초 작업을 강행했다”며 “구시대적 하천 관리 행정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주시는 일요일인 지난 27일 한벽당과 전주천생태박물관 인근 전주천 상류에서 갈대와 물억새 등 수변 식생을 대거 제거했다. 이 지역은 모래톱과 자갈톱이 발달해 천연기념물 수달과 원앙, 황조롱이, 멸종위기종 삵 등이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시는 지난 5월에도 남천교 인근 전주천 수변 식생을 제거하다 시민 항의로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전주시는 전주생태하천협의회와 협의해 산책로 주변 1.5m만 벌초하고 야생동물 서식지를 보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에는 생태 교란 식물과 해충 제거를 이유로 다시 작업에 나섰다.

여름철 수변 식물이 급격히 자라면서 악취와 해충 피해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자 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교란 식물은 상류가 아닌 중·하류에 서식하는 가시박”이라며 “수변 식생은 단순한 잡초가 아니라 하천 생태계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태 교란 식물이 있다는 이유로 수변 식생을 전면 제거한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무차별적인 모두베기 방식은 자연과 시민 모두에게 손해를 초래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생태하천협의회와 지속해서 협의해 왔지만 이번 작업 과정에서 일부 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협의를 더 진지하게 하고, 작업 방식도 개선해 생태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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