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물음을 통한 거울

한겨레 2025. 7. 28. 17: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지원의 '상기'는 '열하일기'에 수록되어 있는 고전 수필이다.

이 글은 박지원이 실제로 움직이는 코끼리를 보았을 때 느낀 충격과 경이로움을 담고 있다.

'상기'에서 박지원은 코끼리, 쥐, 범의 이야기를 통해 단 하나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그것이 박지원이 코끼리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려 했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pan style="color: rgb(0, 184, 177);">연재 ㅣ 너와 함께 읽고 싶은 책</span>
박지원 ‘열하일기’ 중 ‘상기’를 읽고

안민지 | 서울 관악고 2학년

박지원의 ‘상기’는 ‘열하일기’에 수록되어 있는 고전 수필이다. 이 글은 박지원이 실제로 움직이는 코끼리를 보았을 때 느낀 충격과 경이로움을 담고 있다. 그는 코끼리의 생김새를 비유를 사용해 생생하게 표현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흔히 믿고 있는 통념에 의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하늘의 이치에 관한 기존 생각을 문답법을 활용하며 논리적으로 반박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고정되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박지원의 문학은 실학과 북학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박지원은 당대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누구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생각에 물음을 던지며 깨달음을 준다. 나는 박지원의 문학이 ‘물음을 통한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음을 통해 현실을 비추고 당연하듯이 생각했던 통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상기’에서 박지원은 코끼리, 쥐, 범의 이야기를 통해 단 하나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코끼리는 우연히 범을 쳐서 쓰러뜨렸고, 쥐는 미처 보지 못한 것인데, 사람들은 코끼리가 범보다 세고 쥐보다 약하다고 단정 지어버린다.

여기서 박지원은 이런 통념이 얼마나 근거 없는지 보여주면서, 우연과 편견의 힘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도 여전히 코끼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코끼리를 범보다 세고, 쥐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본주의, 젠더 갈등, 전쟁, 학벌주의, 외모지상주의 등등…. 우리는 여전히 하나의 잣대로 인간의 가치와 존재를 평가하고 있으며, 획일화된 기준을 들이민다.

다양함을 인정하기보다는 비교하고 줄을 세우려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단순하게 “다 다르니까 괜찮아”라는 말이나 상대주의가 아니라, 정말 그 차이 자체를 존중하는 자세다. 상대주의는 여러 기준이 나란히 존재할 뿐, 그 차이를 존중하거나 의미 있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박지원의 시선은 그러한 상대주의를 넘어서 차이가 가진 고유한 시선과 존재 방식을 긍정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오늘날 우리는 그 다름의 가치를 이해하고, 각기 다른 존재들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박지원은 코끼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왔고, 생각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차이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할 때,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고 사회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내가 보고 있는 세상이 정말 전부인지, 내가 믿는 기준이 절대적인 건 아닌지 말이다. 중요한 건 서로의 다름이 부딪히더라도, 그 안에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박지원이 코끼리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려 했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코끼리라는 거대한 상은 단일한 언어로는 담을 수 없으니, 우리는 각자의 언어로, 감각으로, 시선으로 그 존재를 끊임없이 ‘다르게’ 바라보아야 한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