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그림책이랑 이겨내볼까?

한겨레 2025. 7. 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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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0, 184, 177);">연재 ㅣ 그림책 읽어주는 선생</span>
부정적인 감정 표출에 어려움 가져
감정이 불완전하다는 것 말해줘야
그림책 읽으며 기분 전환하기 위해
실제로 할 수 있는 생각·행동 배워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을 때, 스스로 기분을 전환하거나 행동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갖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클립아트코리아

어느덧 1학기가 마무리되는 7월이 되었다. 이 시기, 수업을 모두 마친 빈 교실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생활통지표를 작성하다 보면 우리 반 학생들의 성장을 가만히 되짚어 보게 된다. 3월에 책상 앞에 앉는 것부터 어색해하던 아이들은 어느새 의젓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진정한 1학년이 되었다.

낯설었던 학교에서 저마다 여러 가지 도전을 시도한 아이들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학생들이 1학기에 거둔 많은 성공 뒤에는 여전히 어렵고 성장해야 하는 요소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중 필자가 최근의 학교 현장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아이들의 어려움은 바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다.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 주고 존중해 주는 것이 하나의 육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후 아이들은 자신의 다양한 감정을 알고 표현하는 일에 거리낌이 없어졌다. 그런데 정작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을 때, 스스로 기분을 전환하거나 행동을 조절하는 일에 어려움을 갖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이에 대해 최근 교육계 화제작인 ‘부서지는 아이들’의 저자 애비게일 슈라이어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른들은 감정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인지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정확한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을 의심해야 하고 때때로 감정을 완전히 무시해야 한다. 그렇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은 날마다 어느 정도는 ‘감정을 억누르며’ 생활한다.’

‘속상한 감정을 잠시 접어두고 수업에 집중할 줄 모르는 아이가 어떻게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의 감정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어떻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런 아이가 자라서 직장 생활을 잘하겠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절대로.’

저자의 말을 곱씹어 보면, 아이들이 불완전할 수 있는 감정에 깊게 빠져드는 대신 스스로 감정을 어느 정도 억누르거나 털어버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오늘은 아이들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익힐 수 있는 그림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읽으며 누구에게나 싫은 사람이나 나쁜 감정이 생길 수 있음에 공감하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먼저, 추천할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이게 정말 마음일까?’는 싫어하는 사람이나 안 좋은 일이 생긴 날, 또는 슬픈 일이 생겼을 때의 기분에 대한 이야기를 세심하게 전하고 있다.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누구에게나 싫은 사람이나 나쁜 감정이 생길 수 있음에 공감하고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또 그것에 그치지 않고,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생각과 행동들을 배울 수 있다. 양말을 돌돌 말아 본다거나 냉장고에서 드레싱을 꺼내 마구 흔들어 보는 등 재미있고 실감 나는 감정 조절의 꿀팁을 따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조원희 작가의 ‘미움’을 추천한다. 표지를 살펴보면, 커다랗게 그려진 여자아이의 목에 생선 가시처럼 싫어하는 남자아이의 얼굴이 걸려 있다. 이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에게 새빨간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너 같은 거 꼴도 보기 싫어!” 처음 듣는 말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던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미워하기로 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숙제를 하면서도, 신나게 놀면서도 미워했다. 그런데 미움이 지속되던 어느 날 여전히 마음이 시원해지지 않음을 깨닫고는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그림책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라버리는 ‘미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며 나를 위한 진정한 행동을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 추천작은 시드니 스미스 작가의 ‘괜찮을 거야’라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보기만 해도 몸이 시리는 어느 겨울날, 고양이를 잃어버린 상실감으로 가득 차 있는 아이의 하루를 가만히 따라간다.

도시에서 작은 몸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지혜를 전해준다.

누구나 하루에 여러 번 부정적인 감정이 들기 마련이다. 걷잡을 수 없이 미움이나 상실감이 밀려들 때, 감정에 휩싸이는 대신 그림책을 한 권 펼쳐보는 건 어떨까? 그림과 글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기분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민경효 솔밭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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