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반대한 결혼' 누나 총쏴 죽여…'명예살인' 영상 확산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파키스탄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누나가 가족의 허락 없이 결혼했다는 이유로 이른바 '명예살인'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확산해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서 바노 비비라는 이름의 여성은 그의 남동생인 잘랄 사타크자이에 의해 살해됐다.
비비는 에산 울라 사말라니와 가족의 허락 없이 결혼했다는 이유로 소속된 부족의 족장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그는 사말라니, 사타크자이 및 여러 남성들과 외딴 곳으로 이동했고, 사타크자이는 비비에게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넘겨줬다. 비비는 사타크자이에게 "나와 함께 일곱 걸음을 걸은 뒤 나를 쏴도 좋다"고 말하고 몇 발짝 걸어간 다음 사타크자이와 다른 남성들에 등을 돌렸다.
이후 사타크자이는 비비를 총으로 3번 쏴 살해했고 몇 초 뒤 비비와 교제 중이던 사말라니도 살해했다.
현지 매체 사마아 TV는 이 사건이 지난달 4일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시민 사회와 정치권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파키스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커플을 위한 정의', '명예살인' 등의 해시태그가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파키스탄 상원도 이 사건을 논의하면서 공식적 사법 체계와 별도로 부족 전통과 종교 절차에 따라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병행 사법 체계'가 명예살인을 조장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비비의 어머니와 부족장 등 16명을 체포했다. 사타크자이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어머니인 굴잔 비비는 살인 행위가 "수 세기 동안 이어온 전통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는 어떠한 죄도 짓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인권변호사인 지브란 나시르는 정부가 정의 구현보다 형식적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며 살해 영상이 퍼지고 대중이 분노한 이후에야 뒤늦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2016년 명예살인의 가해자가 가족 구성원의 용서를 받으면 처벌을 면한다는 규정을 삭제해 명예살인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지방 부족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 등에서 법 집행이 여전히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파키스탄에서는 최소 405건의 명예살인이 발생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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